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로비 의혹 사건 파장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 씨가 태도를 바꿔 당시 농협회장에게 청탁 전화를 넣었다는 사실을 자인하면서 이 사건은 중대한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여기에다 검찰이 로비 과정에서 오간 30억 원 중 10억 원 이상이 건평 씨 측에 흘러갔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알려져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점점 '노 전 대통령 형님 게이트'로 비화할 것 같은 분위기이다.
검찰은 2005년 12월 세종캐피탈이 세종증권을 농협에 비싸게 팔아넘길 당시 불법 로비가 작용했고, 이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고교동기인 정화삼 씨 형제, 당시 농협회장 정대근 씨가 힘을 썼고 건평 씨가 핵심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세종 쪽에서는 "농협이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건평 씨에게 잘 얘기해 주겠다" 한 정 씨 형제에게 매각이 이루어지자 성공보수금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미 수사를 통해 세종 쪽에서 정 씨 형제에게 30억 원, 정 회장에게 50억 원이 건네졌다는 것은 확인을 한 바다.
그렇다면 건평 씨는 뒷말이 날 수 있는 중간다리 역할을 아무 생각 없이 했을까 하는 의문이 인다. 흔히 로비는 정상적으로 목적을 이루기 힘들 때 쓴다는 것을 세무공무원 출신인 그가 모를 리 없었을 것이다. 자신을 통해 농협을 움직이려는 정 씨 형제의 청탁이 어떤 위험이 있는지 정도는 헤아릴 분별력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위험부담을 무릅쓴 데는 어떤 곡절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 궁금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이고 건평 씨와 잘 아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그 많은 주식 중에서 인기가 별로인 세종증권을 대량 매입해 큰 재미를 본 시점이 그러한 로비가 오간 때와 겹친다는 점 또한 고약한 냄새가 난다. 2005년과 그 이듬해까지 '대통령 형님' 건평 씨와 농협, 세종증권, 정 씨 형제, 박 회장이 서로 엉켜 돌아가는 이 사건을 간단히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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