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처음 시행된 입학사정관제가 2010학년도엔 더욱 확대되면서 새로운 대입전형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2009 입시에선 16개 대학이 실시했으나 2010 입시에선 한국교원대, 한동대, 한국외대, 단국대 등 33곳이 추가돼 49개 대학으로 3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입학사정관전형은 대학이 교육과정 전문가인 사정관을 위촉해 학생의 성적은 물론 성장환경, 소질과 잠재력, 경험이나 경력 등을 종합 평가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이다. 그렇다면 2009학년도 입시에서 어떤 학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의 관문을 통과했을까?
2009 수시모집에서 입학사정관전형의 인기는 대단했다. 30대 1을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인 대학들이 많았다. 건국대 '자기추천전형'에선 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고려대 '교육기회균등전형'도 42.7대 1, 연세대 '인재육성프로그램전형' 39.9대 1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경북대 '이웃사랑전형'은 경북대 전체 전형 가운데 가장 높은 1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경북대 '리더십 우수자 전형'으로 자연과학자율전공부에 합격한 경일여고 손유진양은 학생회 활동과 장래 직업에 대한 꾸준한 노력이 입학사정관의 마음을 움직였다. 손양은 2학년 때 총학생회 회장을 맡았으며 의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일찌감치 해 왔다. 초등학생 때부터 자연과학과 의학 분야의 책을 꾸준히 읽으면서 의사의 꿈을 키웠다. 또 미국에서 2년간 지낸 경험을 살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2년 동안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찾는 대구의 한 병원에서 통역을 하면서 의사와 환자의 가교 역할을 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같은 대학 '이웃사랑 전형'을 통해 국어교육과에 합격한 A군 역시 문학공부에 대한 애정과 노력을 인정받았다. 초등학생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으며, 중·고교 시절에는 각종 글짓기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국어교사가 되는 것이 꿈인 A군은 면접에서도 문학과 교사에 대한 준비과정과 목적의식을 분명히 밝혀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경북대 김소야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들은 수험생이 특정학과를 선택한 동기와 의지, 그리고 전공 공부를 위한 준비과정, 학습계획 등을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통해 면밀히 분석했다"며 "결국 대학에 와서 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잘하며 꿈을 실현시킬 수 있는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중앙대 신문방송학과에 합격한 B군은 중·고교 시절부터 꾸준히 방송반 활동을 했다. 또 각종 영상제에 참가한 것은 물론 국가청소년위원회의 청소년 리포터를 활약한 경력도 있었다.
동국대 국어국문학과에 합격한 C군은 고교에 다니면서 판타지 소설 15권을 쓴 경력을 인정받았고, 영화영상학과의 D양은 영화전문사 1급 자격증과 국제실험영화제 스태프로 활동한 경력 등을 내세워 합격했다.
경희대 관광학부에 합격한 E양은 아버지의 사업부도로 어려운 생활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이 학생은 평소 책을 많이 읽은 덕분에 각종 독서 관련 경연에서 수상하고 워드프로세서, 한식 조리기능사 등 자격증을 따는 등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한 점을 인정받아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충남의 벽지고교에 재학 중인 F양은 건국대 응용생명과학부에 합격했다. F양은 부모님 농사를 도우면서 생명공학도의 꿈을 키워 과학 관련 여러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는 등 과학분야에서 소질을 보였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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