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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임기 중 落馬하는 포스코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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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오늘 이사회에서 사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이 회장은 2003년 취임 이후 우수한 경영실적을 올렸으며 2007년 연임에 성공, 내년 2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는 상태라 그의 퇴진을 두고 '정치 외풍'에 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모양이다.

지역의 대표적 거대기업인 포스코는 한국경제 근대화의 초석을 다진 첨병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공기업으로서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으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2000년 민영화를 단행했다. 이후 특정 지배주주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유지돼 왔다. 이런 기업에 정부가 영향력을 행사할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 따라서 그의 도중하차는 무수한 뒷말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이 회장 교체설은 지난 연말, 검찰이 이주성 전 국세청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포스코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수사하면서부터 나돌기 시작했다. 수사결과 범죄혐의가 딱히 드러난 게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인데도 석연찮게 사퇴를 자처한 배경은 무엇 때문인가. 특히 포스코는 초대 박태준 회장을 포함, 이후 제대로 임기를 채운 회장은 한 사람도 없었으며 모두 정치적 기류에 휩쓸려 도중하차했다. 6대 이 회장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포스코는 이제 세계적인 기업이다. 잘못이 있으면 엄중하게 문책하되 경영 외적인 요인으로 정부가 포스코를 쥐락펴락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더구나 전대미문의 불황을 맞아 기업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지배구조를 바꾸어 버리면 기업 경쟁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마는 것이다. 정부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구호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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