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위인들도 실수는 마찬가지…그걸 통해 깨달았을 뿐

논란이 있지만 학창시절 정설로 배웠던 다윈의 '진화론'에 대해 과학저널리스트 외르크 치틀라우는 '다윈! 당신 실수한거야'라며 직격탄을 날린다. 기품있는 황새 암컷이 짝짓기한 수컷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이웃 수컷과 둥지까지 차지하고 알콩달콩 사는 모습, 파트너가 죽건말건 욕구를 채우기 위해 줄기차게 섹스를 하는 무당벌레, 소화도 잘 안되는 죽순을 하루 종일 먹느라 짝짓기에도 무관심한 팬더 등을 보며 저자는 '적자생존이라는 작은 틀로 동물 세계를 바라보지 말라'고 말한다. 하기야 하나의 잣대로 세상을 보려는 시도가 바로 실수일 것이다.

그렇다면 위인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정말 위대했을까? '위인의 굴욕'(김민조)에 보면 하나 밖에 없는 아버지 숟가락을 팔아 엿을 사 먹은 김구 선생, 열살도 안된 아이의 질문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공자 이야기가 나온다. 위인을 위대하게 만든 것은 실수가 아니라 그것을 통해 배운 지혜였다. '똑똑한 부모들이 저지르는 10가지 실수'(케빈 스티드)는 부모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저지르는 많은 실수를 담았다. 화가 난 상태에서 자녀를 실컷 나무라고는 뒤늦게 아이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말해봐야 아이는 일관성 없는 부모를 혼란스러워할 뿐이다. '실수에서 배우는 성공비결'(로버트 미텔스테드)은 어떤 조직이든 실수를 하게 마련이지만 사소한 실수를 즉시 바로잡지 않았을 때 생기는 재앙을 다루고 있다. 엔론 사태나 워터게이트 스캔들,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자력 발전소 사고나 비행기 추락사고를 사례로 들어 복합적인 실수가 계속 일어나면 위기를 대형사고로 몰고 간다고 경고한다.

실수는 확률과의 싸움일 수도 있다. 0%는 불가능하지만 1%는 괜찮다고? 그렇다면 의사가 내리는 처방전 100건 중 한 건은 엉뚱한 약일 수 있고, 일년 중 4일 가까이 치명적 실수를 하며, 매일 15분간은 전화가 불통될 수도 있다. 1%의 실수인데 어떠랴? 제라드 니렌버그는 '실수(성공으로 가는 교훈)'에서 실수를 인식하는 능력이야 말로 세상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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