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옥관의 시와 함께] 「금관」/ 조유인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실수로 들고 있던 유리잔을 떨어뜨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 유리잔은 바닥에 부딪치며 단 한 번의 파열음으로 산산조각이 나버렸지요. 소리가 빠져 나간 유리잔, 그것은 꼭 혼이 빠져 나간 몸뚱어리 같았습니다. 어쩌면 깨어지는 순간에 들린 바로 그 소리가 부서진 유리 조각들을 그때까지 하나의 잔으로 꽉 붙잡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유리잔의 본질이란 바로 "깨어지는 순간에 들린 바로 그 소리가 부서진 유리 조각들을 그때까지 하나의 잔으로 꽉 붙잡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라는 인식에 몸이 떨린다. 유리의 본질을 부서지기 쉬운 유리 파편에서 찾았다. 긍정이 아니라 부정의 시각이지만, 유리는 잘 부서지는 위험한 물질! 이라는 느낌에서 출발한 그 철저한 사물에의 응시가 경이롭다. 이렇게 본다면 사물의 외양과 사물의 본질은 서로 관통하는 부분이 있다. 본질이 외양을 만든 것이다. 시의 외연과 내포가 서로 수미일관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시는 사물이 제 스스로 내뿜는 능동적 기운인 셈이다. "내가 궁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내 몸 속의 궁소리가 외부의 궁소리에 상응하는 것이며, 그 소리를 들으려는 의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저절로 그 소리를 듣는 것이다."라는 윤춘년(1514∼1567)의 '성율론'이라는 시론이 오래전에 있었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재선거 선언을 촉구하며, 6·3 지방선거에서의 부정선거 참사와 관련하여 이재명 대통령과 선관위 책...
대구경북 경제는 장기 침체 속에 반도체 산업의 호황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지난해 45조4천억...
국토교통부는 내년부터 가변축을 장착한 대형 화물차와 특수차의 안전 점검을 연 1회 실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표하며, 이는 지난해 경부고속도...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