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수연(36·여)씨는 봄꽃의 변덕에 고개를 갸우뚱할 때가 많다. 개나리와 진달래는 3월 중순쯤 피는 꽃이라고 배웠는데 일교차 때문에 올해 3월 중순에는 이미 꽃이 지고 있었다. 벚꽃이나 목련은 나타날 때가 아닌데도 벌써 얼굴을 내밀었다.
봄꽃의 개화시기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개나리와 진달래의 개화 시기가 지난 12~15일로 지난해에 비해 1주일이나 당겨졌다. 평년에 비해서는 무려 열흘 이상 이른 시기다. 4월이 돼야 꽃망울이 지는 벚꽃도 이미 시내 곳곳에서 만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보다 이틀이 빠르고 평년에 비해서는 열흘 이상 앞당겨졌다.
꽃 피는 시기가 제멋대로인 데는 겨울이 짧아진데다 급격한 일교차가 거듭된 탓이다. 봄꽃의 개화 시기는 2, 3월의 일 평균 기온 변화와 밤낮의 일교차에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때 이른 더위와 꽃샘 추위가 번갈아 덮치면서 봄꽃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실제 지난 2월의 경우 일 평균 기온은 -1.3~17.3℃를 기록, 기온 차가 많게는 18.6℃에 이를 정도로 '냉·온탕'을 오갔다. 평년 평균 기온 -2.4~7.5℃, 최대 9.8℃에 비하면 두 배나 높은 차이다. 평균 기온도 6.4℃를 기록, 평년 평균 2.1℃에 비해 4.3℃나 높았다.
3월도 사정은 마찬가지. 지난 23일까지 올 3월 평균 기온은 2.7~19.5℃로 기온 차가 16.8℃에 이르렀고, 특히 17일에는 일교차가 무려 17.6℃에 달했다.
계명대 김종원 교수(생물학과)는 "봄꽃의 경우 기온과 환경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때 이른 이상 고온에 꽃을 피웠다가 조금만 추워져도 냉해를 입는다"며 "올해의 경우 일교차와 일 평균 기온 차로 인한 진동폭이 심각해 식물들의 생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꽃들이 제멋대로 얼굴을 냈다 감췄다 하면서 꽃축제를 준비하는 지자체만 된서리를 맞고 있다. 대구 달성군은 다음달 25~28일까지 '비슬산 참꽃 축제'를 열 계획이지만 예년보다 열흘 정도 앞당겨진 개화시기 때문에 고민만 늘고 있다. 꽃피는 시기를 맞추기 힘든데다 축제 기간마저 나흘로 줄어들어 개화시기 맞추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지난해의 경우 4월 26일 축제를 열면서 개화 시기는 맞췄지만 갑작스런 서리로 상당수 꽃들이 얼어 죽기도 했다. 달성군청 관계자는 "방문객들의 축제 자체보다는 참꽃 군락지의 장관을 보는 걸 더 선호하기 때문에 다음달부터 군청 홈페이지를 통해 꾸준히 개화 상황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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