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의 모습이라도 5년만 더 살아 주셨으면…."
가정의 달인 5월, 하얗게 눈 내린 듯한 이팝나무 가로수 향기가 바람에 흩날려 코끝을 간질인다. 세계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적 한파가 기업 구조조정과 실직으로 서민경제를 바닥으로 내몰아 살아가기 힘이 든 이 시기에, 시어머니를 극진히 봉양하는 며느리가 있어 답답한 서민들의 삶에 희망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5년 동안 치매 환자인 시어머니(박정조·86)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고 있는 김미경(44·대구 수성구 황금동)씨다. 그녀는 치매로 집 근처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시어머니의 수발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5시간씩 들고 있다. 나머지 시간은 간병사가 역할을 대신한다.
시어머니는 아들, 며느리 등 가족만 알아 볼 정도의 의식을 갖고 있고, 옴짝달싹 못해 대소변을 받아내야 할 정도이다. 김씨는 대입시를 앞둔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두고 있지만, 다른 어머니처럼 아들 공부 뒷바라지에 '올인'할 수 없다. 병상에 누워 있는 시어머니를 보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시어머니께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그녀는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라도 5년만 더 살아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눈가엔 이슬이 맺혔다.
"어머니께서 치매로 입원하기 전까지만 해도 어머니와 저는 함께 장보기를 즐겨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저를 얼마나 아끼셨는지 장을 본 물건을 담은 비닐 봉투 하나라도 들지 않게 할 정도였습니다. 저를 사랑해 주신 어머니를 생각하면, 지금 제가 드리는 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장병(長病) 끝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김씨에겐 예외인 것 같다. 시어머니의 장기간 입원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도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김씨 부부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은 한결같다. 남편 역시 하루에 2, 3시간은 병원에 꼭 들른다. 그렇지만 일찍이 혼자가 된 어머니가 고생을 하며 남매를 키워 준 자식 사랑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단다. 김씨는 시어머니를 위해서라면 먼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시어머니가 누워 생활하시는 바람에 종종 욕창이 생기는데, 욕창에 좋다는 약을 구하기 위해 여수까지 다녀오곤 한다. 김씨는 "어머니의 건강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소원을 빌었다. 배효도 시민기자 amys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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