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 일월면에는 문암삼거리라는 곳이 있다. 수비면과 일월면으로 가는 길목이다. 이 곳은 속칭 '공룡혈'이라고도 한다. 공룡 목부분의 혈을 잘랐다고해서 주민들이 부르는 말이다.
실제 일행은 산능선(공룡의 등)의 자락이 끝나는 지점에서 자락의 중간 부분이 잘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잘려나간 부분은 도로가 나 있었다. 바로 일제가 수천년 이어져온 산능선의 한 부분을 잘라버린 것이다.
왜 그랬을까? 김동걸 영양군 학예연구사는 "이 삼거리는 조선시대 때 영양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나물과 송이를 임금님께 진상하는 그 길목이요, 영양 수비의 불길산과 검마산 등지에서 생산된 소나무(황장목·울진에선 금강송, 봉화에선 춘양목)가 서울로 가는 기점"이라고 했다.
영양의 정기가 응집된 공룡혈을 일제가 도로 개통을 이유로 잘라버린 것이라고 김 연구사는 설명하고 있다. 김 연구사는 "옛날 영양인들은 공룡혈 주변을 한참 돌아다닐 만큼 신성한 장소로 여겼다"고 했다.
수비의 불길산과 검마산에서 뻗친 산 기운이 바로 일월로 이어지는 그 연결고리가 문암삼거리이다. 이제 그 기운을 다시 잇는 것도 우리의 옛 정신을 되살리는 방법이 아닐까. 이종규기자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