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각종 매체들은 젊은 여성 리더들을 앞다투어 소개하고 있다. 큼지막하게 실린 그들의 모습은 자신감에 넘쳐있고 스타일도 멋지다. 표정 또한 자연스럽다. 그들은 짧은 시간에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보이고 가진 능력을 충분히 알린다. 그만큼 자신을 홍보하는 데 탁월하다.
성공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들은 한결같이 자신을 '파는'(sell) 능력이라고 답한다. 자신의 상품 가치를 높이고 상대방이 구매하고 싶은 욕구를 일으키는 것이 성공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 열심히 일한다' '깨끗하다' '감성이 뛰어나다'는 것만으로 상대방이 자신을 알아주길 원한다면 너무 순진한 것 아니냐며 되묻는다.
우리 주변에는 감성을 무기로 자신을 알리는 데 능숙한 여성은 많다. 분위기를 띄울 줄 알거나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일에 앞장서거나 겸손함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심어가는 여성들은 자주 볼 수있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을 세련되게 포장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거부감 없이 드러내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더욱이 자신의 능력을 상품화할 정도로 자기 홍보력이 뛰어난 여성을 만나기란 어렵다.
사실 대구는 여성 스스로 자신을 홍보하기엔 어려운 도시다. 특히 분위기가 그렇다. 점잖아야 그나마 기본 점수라도 딸 수 있는 도시가 대구다. 또 너무 좁다. 사람에 대한 관심도 지나치게 높다. 누구의 실수는 반나절이 못돼 온 대구가 아는 실수가 되고, 주말 골프장에 있었던 이야기는 다음날이면 모두가 다 아는 일이 돼 버린다. 그만큼 조심스럽다. 사람도 한 사람 건너면 모르는 이가 없다. 더욱이 여성을 바라보는 눈도 그다지 너그럽지 않다. 우호적인 환경이 거의 없다. 그래서 접는다면 당신은 큰 북을 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한동안 대구 남성들 사이에 여성 리더들의 화술이 입에 오르내린 적이 있다. 여성들이 입을 여는 순간 회의의 긴장감은 떨어지고 엉뚱한 발언으로 회의의 진행에 차질을 빚는 데 따른 불만이다. 그만큼 여성들이 자신을 알리는 데 미숙하고 훈련 또한 돼 있지 않다. 일에 묻혀 자신을 홍보할 기회도, 훈련할 시간도 없었노라고 애써 변명해도 설득력이 부족하다. '일'에만 자신을 가둠으로써 자신을 좁게 만드는 것도 능력 부족이다. 자신을 알리기 위해 때로는 유들유들함도 때로는 낯두꺼움도 익혀야 한다. 사회생활 30년의 뒤늦은 자각이다.
여성 리더로서 성공하려면 일 잘하는 것은 기본이요, 세련된 자기홍보는 필수다. 점잖음이 더 이상 미덕은 아닌 듯싶다.
sj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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