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청이 TV경륜장 용도변경 허가 상고심에서 패소함에 따라 TV경륜장이 다시 추진되게 됐다. 이에 따라 2005년 당시 개장 여부를 두고 주민들과 창원경륜공단 간에 발생했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TV 경륜장 막을 길 사라져=대법원 3부(재판장 박시환 대법관)는 지난 5월 28일 달서구청이 '용도변경수리 취소 처분이 위법하다'는 2심 판결에 불복, 상고한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구청은 TV 경륜장으로 인해 극심한 교통혼잡과 사행성 조장, 지역 주민의 주거환경과 교육환경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경륜사업은 법적으로 국민의 여가선용과 국민체육 진흥, 지방재정 확충 등이 목적이며 각종 수익금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며 "TV경륜장 설치로 인한 교통혼잡이 해결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보기 힘들고, 구청의 용도변경수리 취소로 인해 건축주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공익성이 강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달서구청이 TV경륜장 설립을 막을 법적 수단이 사라지게 됐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용도변경이 결정됐기 때문에 교통영향평가 등을 통해 교통 저감대책을 이행하는 과정만 남았다"고 했다.
창원경륜공단 측은 법적인 걸림돌이 없어진 만큼 TV 경륜장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교통영향평가 등 사용승인 신청을 받기 위한 필수시설 설치 문제 등을 두고 달서구청과 재협의에 들어갔다. 창원경륜공단 관계자는 "개장 여부와 일시 등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극심한 반발 불 보듯=TV 경륜장 설치가 다시 가시화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주민들은 월배 지역의 인구가 급증했고 도로도 포화상태에 이른 상태여서 TV 경륜장이 설치되면 주거환경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월배발전협의회 박병배 회장(달서구의원)은 "경륜장 문제가 불거진 2005년에 비해 주변 지역 상황이 크게 달라진 상태"라며 "TV 경륜장이 들어서지 못하도록 반대 서명운동, 주민집회 등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서구청의 안이한 대응 탓이라는 비난도 터져나오고 있다. 구청은 지난 2004년 12월 창원경륜공단이 유천동 글로리아빌딩 5층 식당을 근린생활시설에서 문화 및 집회시설로 변경하는 용도변경신고를 하자 3일 만에 바꿔줬다. 이듬해 5월까지 교통영향 저감대책을 보완하라는 요구만 했다. 당시 창원경륜공단은 이미 2004년 6월 문화관광부에서 TV 경륜장 설치 허가를 받은 뒤였다.
하지만 구청은 주민 반발이 거세지자 슬그머니 신고 수리를 뒤엎고 지난 4년 동안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대법원 재판부는 "건축주가 TV 경륜장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교통영향평가 등 허가 요건에 대한 심사를 누락한 하자는 있지만 구청은 곧바로 용도변경 신고의 수리를 취소하지 않고 교통대책을 제출하라는 보완요구만 수차례 지시했을 뿐"이라고 밝혀 구청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건축주가 TV경륜장을 만들 의도를 갖고 있으면서 예식장을 확장하는 것처럼 문화 및 집회시설로만 변경신고해 착오를 일으켰다"며 "용도변경이 허가되기 전에 공익상의 이유를 들어 막았으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