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EU(유럽연합) 간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발효되면 대구경북 산업계에서는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업종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고관세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전기전자, 섬유, 기계 등은 수출 증대가 기대되나, 기술력이 떨어지는 정밀기계, 전자의료기기, 소형 가전 부문은 열세를 예상하고 있다.
◆기대감 큰 쪽이 더 많아
이춘근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대구는 섬유·기계 등 수출 주력 업종 대부분이 유럽시장에서 고관세 품목이어서 수혜를 볼 것이다. 경북은 주요 수출업종인 전자·전기, 화학공업, 섬유제품은 관세인하 효과가 기대되는 반면, 무관세 항목이 많은 철강금속은 관세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 이상헌 과장은 "대구경북지역의 주력 수출제품 중 유럽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자제품은 가격경쟁력 확보로 수출증가가 예상되며, 자동차부품 수출도 관세인하 효과로 인해 EU의 완성차 생산업체에 OEM납품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동차가 한·EU FTA 체결로 인해 가장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역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유럽 완성차 업체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할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부품은 수출입 품목 중 95%에 달하는 품목 관세가 즉시 철폐돼 수혜가 클 것으로 보인다. 유럽 트럭시장 진출로 수출 증대효과도 기대된다.
장충길 대구경북기계조합 상무는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지역의 자동차 부품회사들 중에는 유럽 완성차 업계에 수출을 할 수 있는 길이 많아져 유럽 완성차 업체에 OEM으로 납품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전자업계도 일부 품목에서 가격경쟁력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에어컨(관세율 1.9~2.5%), 냉장고(2.2~2.7%) 등 일부 가전제품들은 FTA 발효로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장기적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프리미엄 제품 수출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U는 TV나 모니터, VCR 등에 대해 최대 14% 관세를 부과해왔지만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부분 동유럽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또 반도체와 휴대폰은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에 따라 관세가 일찌감치 철폐돼 FTA 혜택은 없다.
현재 평균 관세율 12%인 섬유의 경우, 주요 경쟁국인 중국, 터키, 인도 등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여 화섬소재와 화섬의류 등의 수출확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는 "관세철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EU 내 선진국뿐 아니라 동유럽 시장 접근 기회가 확대됨에 따라 섬유 수출시장 다변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고품질·고기술 분야는 타격
우리가 EU 의류제품에 부과하는 8~13%의 관세가 없어져 유럽산 고급 의류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U가 비교우위에 있는 반도체 장비, 정밀 계측기기, 전자 의료기기 등은 현행 8% 관세가 없어지면 국내 수입이 늘어나 EU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밀 기계분야는 유럽이 고급 기계 원천기술력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 국내에서는 그동안 많은 양을 수입해왔기 때문에 FTA 타결로 불리하다는 것.
이춘근 연구위원은 "앞으로 섬유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 기능성 섬유, 기능성 스포츠 의류 등 성장 유망분야 육성과 생산기반 강화, 전략적 R&D 투자확대 등이 필요하다. 기계 및 부품산업은 원천기술의 해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핵심 생산설비 및 설계기술 적극 개발, EU와의 분업구조화 확대 및 부품산업의 구조고도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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