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색채의 교향곡이 펼치는 판타지아…이경희 수채화전

이경희 작
이경희 작 '구룡포'

한국 수채화의 대명사이자 대구 화단의 대표 원로 작가인 이경희(85) 선생의 수채화전이 봉산문화거리 갤러리원 개관 기념으로 8월 말까지 열린다. 수채화의 메카였던 대구에서 이경희는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수채화의 새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국전 연속 30회(1~30회) 출품작이 대부분 수채화였고, 수채화 작품 '포항 부두'로 제1회 국전에서 특선을 차지하고,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이 되기도 했다. 1999년 '대구미술' 창간호에 경북대 박남희 교수는 '색채의 교향곡이 펼치는 몽환적 판타지아'라는 부제의 '이경희 작품론'을 기고했다. 박 교수는 "대구에 서양화의 도입과 정착의 역할을 한 서동진, 이상정, 이인성 등이 대구의 제1세대 화가들이라면, 그는 강우문, 정점식 등과 함께 제2세대 화가의 대표라 할 수 있다. 이경희는 1985년 매일신문을 통해 뽑은 '1985년 베스트 작가'에서 첫 번째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무렵 작가는 가장 왕성한 창작열과 화려한 색채, 경쾌한 필치를 보였다.

수십년간 이경희의 작품을 수집해 온 갤러리원 최병팔 대표는 "겸허하고 욕심 없는 배움의 철학에서 출발한 맑은 심성과 단백한 성품이 그대로 작품에 드러나며 수채화의 일회성, 단순성, 간결성, 투명성과 함께 작가 특유의 경쾌함이 작품에 배어 있다"고 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맑은 정신이 배어들 것만 같은 투명한 그림을 그린 작가 이경희. 그가 붓을 꺾은 지 올해로 18년째를 맞는다. 사랑하는 아들이며 후배 화가였던 이국봉씨의 갑작스런 죽음과 결과적으로 작품만 분실한 개인전의 깊은 좌절과 충격 때문이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경희의 대표적 수채화 작품과 함께 초기 유화 작품, 1970~1990년대를 아우르는 전시회 도록도 만날 수 있다. 053)294-1102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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