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중에서 유독 뇌쇄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꽃이 바로 도화(桃花·복숭화꽃)이다. 벚꽃·진달래꽃·국화꽃 등이 특유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지만, 도화는 또 다르다. 도화의 아름다움은 순결하거나 정숙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에로틱한 아름다움이다.
우리가 어떤 삶의 절정에 도달했을 때 '아! 정말 죽어도 좋아. 이대로 죽고 싶어'라고 뇌까리듯이 말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꽃에는 붙지 않는 접미사 하나가 도화에는 따라붙는다. 살(煞)이다. '급살'(急煞)할 때의 살이다. '죽는다' 또는 '죽이다'라는 뜻이다.
도화살이 낀 사람에겐 아름다운 꽃에 벌과 나비가 모여들듯 많은 이성이 모여든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듯이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되기 마련이다. '아름다운 도화에 죽는다'는 의미인 살이 붙은 이유도 그걸 경계하기 위한 뜻이 아니었을까?
명리학(命理學)에서 도화살은 역마살과 더불어 인구에 회자되는 용어이다. 따지는 법은 생년이나 생일에 12간지(十二干支)의 신·자·진(申-원숭이,子-쥐,辰-용)이 있으면 유(酉-닭)가 든 사주가 도화살이며, 인·오·술(寅·午·戌)은 묘(卯-토끼)가, 사·유·축(巳·酉·丑)은 오(午-말)가, 해·묘·미(亥·卯·未)는 자(子-쥐)가 도화살이다.
그러나 현재는 자(쥐) 오(말) 묘(토끼) 유(닭)를 모두 도화살이라 부르고, 달로는 음력 2·5·8·11월생 모두를 도화라 부른다. 많은 역학서적에서 도화살이 있으면 남자는 주색으로 패가망신하고, 여성은 기생이 되거나 정부와 타향으로 도망간다고 풀이하고 있다.
또한 일지와 시지에 있으면 주색으로 패가망신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청(1636~1912)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건륭제(재위 1735∼95)는 자·오·묘·유를 모두 구비한 사주(신묘년 정유월 경오일 병자시생)로 태어나서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가 되었다.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미디어의 시대인 요즘은 도화살을 잘 활용하면 인기가 넘쳐나서 탤런트 가수 국회의원 음악가 예술가 문인 방송 피부미용계열 종사자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따라서 도화살이 있는 사주의 주인공은 자기개발에 힘써서 성공적으로 인생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도화살이 있다고 하면 우선 지성을 보강하는게 좋다. 도화살 자체로도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남들이 접근하게 되기 때문에 지성적인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 도화살은 문인이나 예술가·연애인에게 많은 살이다. 특히 연예인으로는 이홍렬(갑오년 경오월 기유일 병인시) 장동건(임자년 계묘월 정유일 임인시) 조인성 김혜수 엄정화 등의 매력있는 연예인들이 도화살이 있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없던 시절에야 도화라 함은 곧 화냥끼로 풀이해서 이성문제를 연상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판단하면 큰 오류다. '끼'는 재능 소질로 성공의 밑거름이다. 도화살과 역마살은 내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향성을 예고하는 것이다. 그것을 좋다 나쁘다 흑백논리로 선을 긋는 것은 잘못된 논리이다. 도화살은 사람의 갖춤에 따라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빛이 나기도하고 빛이 바래기도 하는 내 인생의 도구인 것이다. 혜명동양학연구원 원장(www.donghak88.hanmail.net)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