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탁! 톡톡톡!"
하루를 갈무리하는 시간이 다 되어가지만 예몽회(藝夢會) 서각실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멈춤이 없다. 때로는 둔탁하게, 때로는 가벼운 소리로 나무에 예술의 혼을 아로새기고 있다.
서예와 서각이 마냥 좋아 2007년 창립된 예몽회(017-815-0369 http://cafe.naver.com/yeimong). 초대회원 5명으로 출발해 시작은 미미했다. 하지만 현재 월례회에 참석하는 회원만도 30여명이며 온라인 회원은 100여명을 훌쩍 넘어섰다. 자영업'교사'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회원들은 동주서실(김남두 회원 운영'포항시 북구 장성동)에 모여 오늘도 서각 삼매경에 빠져있다.
남한희(54) 회장은 "직장생활 중 틈틈이 서예와 서각에 대한 정보나 제반 사항들을 챙겨 회원들의 작품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며 "서예와 서각의 저변 확대를 위해 연말에는 회원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원을 지도하는 김남두(52)씨는 "서각이 전문성 없이 각(刻)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자서자각(自書自刻)하고 나뭇결을 살린 채색을 가미한 독창적인 작품활동을 통해 종합예술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힘입어 회원들은 서각의 기본이 되는 서예에도 심혈을 기울이며 묵향(墨香) 가득한 서실을 지키고 있다.
자신의 수양처인 사찰의 주련을 작품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3개월째 서각실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김두한(50)씨는 "사찰에 각(刻)을 보시하는 일은 작품이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킬 것이니 서각인으로서 보람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각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선조들의 고택을 손수 손질해 당호를 짓고 글(書)과 각(刻)으로 남기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인 김현우(62)씨는 "선조들의 숨결이 어린 고택에 후손의 손길로 만들어낸 당호를 걸어놓는 것이야말로 서인(書人), 각인(刻人)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의미있고 값진 일"이라며 환히 웃는다. 이규백(70) 고문은 주택 옆에 작품 작업실을 만들고 각종 서각 공기구를 비치해 회원들이 이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병도(55) 사무국장은 회원들의 작품활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느티나무나 회나무, 가죽나무, 소나무 등을 재료로 한 각(刻)은 자연스러운 나뭇결을 그대로 살려 들기름이나 동백기름과 같은 식물성 기름을 칠하면 고풍스런 작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전통의 멋이 깃든 서각뿐 아니라 현대생활 서각으로 성경의 내용을 각(刻)으로 새겨 내기도 하고, 채색이 어우러진 그림이 각(刻)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또한 각(刻)으로 만든 상호는 아크릴 소재의 간판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품위가 우러난다.
남 회장은 "선조들의 서예와 서각 기법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오늘도 화선지와 나무에 혼을 담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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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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