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민주화의 핵이자 주축이었던 분입니다. 정말 애통한 일입니다."
지난해 5월 17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고향인 경남 산청으로 귀향한 박찬석(69) 전 국회의원은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고 했다. "밭에서 돌아와 TV를 켜는 순간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나오더군요. 병세가 위중하실 때부터 자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생각이 났었는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박 전 의원은 고인을 처음 만났던 1997년을 떠올렸다. 김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당시, 그는 경북대 총장으로 전국 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었다. "10분을 예약하고 들어갔는데 2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어요. 정치, 경제, 사회, 외교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나눴는데 굉장한 독설가이면서도 해박하다는 느낌을 받았죠. 지역인재 할당제를 건의했는데 즉각 수용해서 대선 공약집에 싣는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했어요." 그 인연을 계기로 박 전 의원과 김 전 대통령의 교류는 계속됐다고 했다. 대통령 당선 후에도 김 전 대통령은 틈틈이 전화를 걸어와 정치 현안이나 대구 지역, 대학 문제 등에 관한 의견을 많이 물었다고 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생전에 남북평화와 민족문제에 늘 고민하셨지요. 고인이 쌓은 평화의 기반 위에 남북이 서로 양보해서 민족 화해를 이루는 것이 그분의 마지막 소원이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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