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수원 결국 '원위치' 본사 제때 완공 할수있나

2년8개월 허송세월 보상작업 등 남아, 임시사옥 구할 판

"경주 양북면 장항리로 이전하느냐, 아니면 경주 도심권으로 위치를 변경하느냐"를 놓고 한국수력원자략(주) 본사 이전 논란이 끝없이 제기됐지만 2년 9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수원 본사 이전 위치가 2006년 12월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 105번지로 결정된 후 장항리 부지가 좁아 관련 기업의 동반이전이 불가능하고 도심과 멀어 시너지효과가 반감된다는 이유로 도심권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됐다.

정수성 국회의원과 백상승 경주시장, 최병준 경주시의회 의장,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31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한수원 본사 위치를 최초 결정지인 양북면 장항리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에 있는 한수원 본사는 경주시가 방폐장을 유치함에 따라 경주로 옮길 예정이며 이전 부지는 2006년 12월 양북면 장항리로 결정됐다.

그러나 양북면 장항리는 경주시내에서 추령재를 지나 토함산을 낀 협곡으로 부지가 협소하다는 게 문제.

경주시가 방폐장 유치지역인 동경주 주민들을 고려, 행정구역은 양북면으로 하되 최대한 경주도심과 가까운 지역으로 위치를 잡은 것이 양북면 장항리였다.

장항리 이외의 대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부지가 더 넓은 바닷가 쪽으로 본사를 옮길 경우 인구 100만명의 울산시와 접근성이 더 좋아지면서 경주시는 시너지효과가 없어진다는 우려 때문에 장항리로 결정났다. 경주시의 고민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그러나 일부 단체들은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유치한 이후 장항리 부지가 협소해 관련 기업 이전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도심권으로 위치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제기했다.

특히 작년 4월 18대 총선과 지난 4·29 재보선에서 일부 후보가 한수원 본사의 시내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이슈가 됐고 국회의원 당선자인 정수성 국회의원이 지난달 경주시장, 시의회 의장, 한수원 사장과 모임을 갖고 이달 말까지 본사 이전 위치를 매듭짓기로 한 바 있다.

이후 정 의원은 도심권 이전에 반대하는 양북면과 주변 양남면, 감포읍 주민 대표들과 여러 차례 만나 협의를 벌였지만 기존 입장을 고수하자 31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원래 결정대로 한수원을 이전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수원 본사가 장항리로 확정되면서 이전에 탄력이 붙게 됐지만 앞으로 보상 작업을 마무리하고 문화재 조사, 설계단계가 남아 있어 법정 이전 시한인 2010년 7월까지 사옥을 완공하기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사옥 준공 때까지 본사의 임시이전을 요구했고 한수원도 이에 동의함에 따라 2010년 7월까지 법인 주소를 경주시로 이전 등기하고 도심권에 사무실을 마련, 임시사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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