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미국 아이오와에 살고 있는 야구광이자 농부인 주인공 레이(케빈 코스트너 분)는 옥수수밭을 일구며 아내와 딸과 살아간다. 어머니를 일찍 잃은 탓에 아버지 손에서 자라난 주인공 레이는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없는 남자다. 아들 하나를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던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아내와 딸 하나를 둔 가장으로 사는 주인공은 남모를 아픔이 가슴 속에 새겨져 있다. 바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다. 그의 삶이 바뀐 것은 어느날 들려오는 음성 때문이다. '네가 세우면 그가 오리라'라는 계시 같은 환청이 레이의 머릿속을 뒤흔든다. 레이는 음성을 따라 멀쩡한 옥수수밭을 갈아엎고 야구장을 만든다. 그러자 아버지의 우상이었던 '맨발의 조'(레이 리요타 분)와 1919년 미국 월드시리즈 때 시카고 화이트삭스 팀의 선수들이 찾아와 야구 경기를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의 이상한 눈초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구장을 지켜오던 레이는 마침내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데.
영화 전편에 깔리는 황당한 판타지, 예를 들면 왕년의 야구 스타들이 레이의 야구장에 나타나 경기를 펼치고, 그들을 보러온 착한 사람들은 돈을 주고 경기 관람을 하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는 가족애를 바탕으로 완성되었다. 그것은 영화의 주제이자 황당한 이야기가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는 장치이다.
야구 선수 출신의 케빈 코스트너는 1988년작 '19번째 남자'를 비롯해 1989년작 '꿈의 구장'에서 야구 선수로 등장한다. 그리고 10년 후에 '사랑을 위하여'(For Love of the Game)에 다시 한번 야구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서서 멋진 연기를 선보였다. W.P. 킨셀라의 원작인 '맨발의 조'(Shoeless Joe)를 영화로 옮긴 '꿈의 구장'(Field Of Dreams·1989년 작)은 한마디로 판타지 야구 드라마다. 1919년 미국의 월드시리즈 때 시카고 화이트삭스 팀의 선수 8명이 승부 조작으로 추방당한 '블랙 삭스 스캔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70여 년 전에 추방되었던 8명의 야구 선수들이 나타나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숨겨진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부자의 정을 되찾는다는 이야기. 필 알든 로빈슨이 각색과 감독을 맡은 '꿈의 구장'은 아카데미 작품, 각본상 후보에 올랐다. 방송 길이 107분.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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