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종플루 휴교기준 학교마다 달라 '혼선'

대치 과정 혼란, 학부모와 갈등도

대구 수성구의 한 고교는 최근 10여명의 학생이 신종플루에 걸렸지만 휴업을 자제하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만 등교를 중지시킨 채 정상수업을 강행하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 논란이 불거져 휴업도 검토됐지만 '집단감염 우려가 없다'고 자체 결론을 내렸다.

인근의 또 다른 고교는 10여명의 학생 환자가 발생하자 즉각 1, 2학년에 대해 휴업을 결정했다. 이 학교 교장은 "방역당국과 의료전문가들에게 문의한 결과, 휴업을 하는 것이 학생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최근 학교를 중심으로 신종플루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휴교나 휴업을 결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학생, 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현재 휴업이나 휴교 여부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에 따라 교육청이나 방역당국의 의견을 종합해 학교장이 최종 결정한다. 그러나 확실한 기준이 없어 확진환자가 발생해도 휴교나 휴업이 즉각 이뤄지지 않고, 학교마다 서로 다른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지역의 한 초교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현재 상황을 얼마나 급박하게 보는지 여부에 따라 휴교·휴업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학교 내부에서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신종플루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휴업과 휴교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고교 관계자는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학교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교육과학기술부 차원에서 확진환자 발생시 어떻게 조치해야 할지에 대해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의료전문가들은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같은 학급에서 2명 이상 발생할 경우 휴업 조치를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역대학병원의 한 감염내과 교수는 "신체적으로 밀집된 환경인 교실 내에서 복수의 환자가 발생하면 감염 확산 속도가 급격히 빨라질 수 있다"고 했다.

23일 현재 대구에서는 모두 333개교에서 2천641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으며 남산초, 수성초, 경신고, 달성고, 시지고 등 24개교가, 경북은 284개교에서 1천174명의 환자가 발생해 12개교가 각각 휴업을 했거나 휴업 중이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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