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인물] 고문기술자 이근안

고난도 고문기술 '관절빼기'의 명수. 자칭 '박 중령' 별명 '반달곰'. 고문기술자 이근안이 1999년 오늘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자수했다. 1988년 12월 공개수배된 지 10년 10개월 만이었다.

1970년 경찰에 발을 들인 이후 줄곧 대공분야에서 일하면서 4건의 간첩검거 유공'을 포함, 16차례의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수사 솜씨가 얼마나 뛰어났던지 당시 경찰내에서는 "이근안이 없으면 대공수사가 안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민청학련 의장이었던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고문하는 등 많은 민주화인사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학대했다. 전기고문, 물고문, 날개꺾기, 집단 구타, 볼펜심 꼽기, 통닭구이 등 그의 고문기술은 화려하고 다양했다. 본격적인 취조에 앞서 한 손으로 사과를 으깨보이면서 공포감을 심어주는 심리전도 적절히 구사했다. 이런 기술 덕에 그는 종종 다른 기관에까지 '고문 출장'을 다니기도 했다.

2000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형을 확정받고 여주고도소에서 복역하다 2006년 11월 만기출소했다. 수감생활 중 기독교를 접한 후 2008년 10월 목사 안수를 받고 정식 목사가 됐다. 신은 과연 그를 용서하셨을까?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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