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FC가 집 없는 철새냐"…팬들 뿔났다

대구 FC 팬들이 화났다. 내년 시즌 6월 이후 트랙 공사로 대구스타디움을 홈 구장으로 사용할 수 없어 시민운동장이나 경북지역에서 홈 경기를 해야한다는 보도(본지 11월 7일자 20면 보도)와 관련, 팬들의 분노와 항의가 폭발하고 있다.

팬들은 "가뜩이나 성적도 안 좋은데 홈 구장까지 없어 다른 곳을 전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대구 FC가 시민구단인 이상 대구 외 지역에서 홈 경기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구 FC 홈페이지에도 "대구 FC도 기업인 만큼 스폰서 유치나 인지도 및 팬 확보 등 효과 창출을 위해 홈 경기 중 한 경기 정도를 다른 지역에서 여는 것은 몰라도 삼성라이온즈의 프로야구 경기 일정이 겹칠 때마다 외부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은 안 될 말이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큰 행사인 만큼 시민운동장에서 경기를 하는 건 이해가 되지만 경북지역에서 홈 경기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등 외지 경기 반대 및 비난의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 FC는 인근 경북 지역에서 경기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협의 단계여서 확정된 것이 없고, 또 결정하기 전 서포터스 등 팬들의 의견도 적극 수렴한다는 입장이다. 구단 재정 및 구장 형편이 여의치 않아 다각도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 두 경기 정도를 경북에서 하는 방안을 시도하는 것일뿐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대구 FC 관계자는 "김천, 안동, 경산, 구미 등 관련 지역의 기관·단체와 협의 중이어서 팬들에게 아직 얘기를 못한 것이지 윤곽이 잡히면 먼저 서포터스 등 팬들에게 '몇 차례 홈 경기를 외부에서 여는 건 어떤지' 등을 물은 뒤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만약 경기를 하게 된다면 서포터스에게 이동수단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홈 구장과 관련해선 시민운동장을 전용으로 사용한다는 게 구단의 내부 방침이다. 내년 시즌 프로 축구 및 야구 일정이 나오는 대로 다른 축구단,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 시간 및 홈·원정 일정 등을 조율, 시민운동장에서 경기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것. 그러나 삼성 라이온즈의 홈 경기와 일정·시간이 겹칠 경우 조명 등 전력 및 교통 문제 등으로 동시에 경기를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마저도 녹록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또 구단은 대구스타디움 보조구장이나 강변축구장 등을 시설 보강 후 홈 대체 구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봤지만 관중석 1만5천석 이상, 야간 조명 시설 구비 등 프로축구 1군 경기 조건을 갖추기가 어려운데다 매표시설, 관리 등에도 문제가 적잖아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대구 FC 관계자는 "트랙 공사 후에도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날 때까지 대구스타디움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마땅한 대체 구장이 없어 이만저만 난처한 게 아니다"며 "그러나 대구에서 홈 경기를 여는 것은 당연한 만큼 이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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