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 앞
토큰 판매소
오늘 불이 나고
보았다
어서 고개를 내밀라 내밀라고,
사방에서 뿜어대는
소방차의 물줄기 속에서
눈부신 듯
조심스레 기어나오는
꼽추여자를,
잔뜩 늘어진 티셔츠 위로
자라다만 목덜미가
서럽도록 희게 빛나는 것을
시인이란 다른 사람과 같은 시선을 가지고 있다. 다만 더 많이 보려고 한다. 더 섬세하고 미묘한 관계를 만든다. 경주 남산의 그 많은 석불들을 석공들이 창조한 것이 아니라 원래 돌 속에 잠자고 있던 부처의 몸에 덕지덕지 눌러 붙어 있던 돌들을 조금씩 털어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문성해의 도 돌 속에 있던 이야기이다. 문성해의 자라는 슬프다. 토큰 판매소 안의 자라 아가씨도 슬프지만, 자라 아가씨를 이끌어낸 시인의 시선에 가득 눈물이 고여 금방 주르륵 흘러내릴 것 같은 슬픔이다. 원래 시인 속에 가득했던 사람 안아주기가 노출된 슬픔이다.
시인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지지율 54.3%로 소폭 하락…전재수 '통일교 의혹' 영향?
李대통령 "내가 종북이면 박근혜는 고첩…과거 朴정부도 현금지원했다"
'국비 0원' TK신공항, 영호남 연대로 뚫는다…광주 軍공항 이전 TF 17일 회의
'李 대통령 질타' 책갈피 달러에…인천공항사장 "무능집단 오인될까 걱정"
버스 타곤 못 가는 대구 유일 '국보'…주민들 "급행버스 경유 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