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송재학의 시와 함께] 「자라」/ 문성해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지하철 역 앞

토큰 판매소

오늘 불이 나고

보았다

어서 고개를 내밀라 내밀라고,

사방에서 뿜어대는

소방차의 물줄기 속에서

눈부신 듯

조심스레 기어나오는

꼽추여자를,

잔뜩 늘어진 티셔츠 위로

자라다만 목덜미가

서럽도록 희게 빛나는 것을

시인이란 다른 사람과 같은 시선을 가지고 있다. 다만 더 많이 보려고 한다. 더 섬세하고 미묘한 관계를 만든다. 경주 남산의 그 많은 석불들을 석공들이 창조한 것이 아니라 원래 돌 속에 잠자고 있던 부처의 몸에 덕지덕지 눌러 붙어 있던 돌들을 조금씩 털어내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문성해의 도 돌 속에 있던 이야기이다. 문성해의 자라는 슬프다. 토큰 판매소 안의 자라 아가씨도 슬프지만, 자라 아가씨를 이끌어낸 시인의 시선에 가득 눈물이 고여 금방 주르륵 흘러내릴 것 같은 슬픔이다. 원래 시인 속에 가득했던 사람 안아주기가 노출된 슬픔이다.

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공천 방식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으며,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공천이 시도되자 지역 정치권에서 '민주정당이...
구미 부동산 시장에서는 비산동 6-2 부지에 최고 46층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현재 구...
서울중앙지법은 화장실에서 빨리 나오라는 동생을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징역 10년과 치료감호를 선고했으며, 동생은 퇴근 후 목욕 중 불평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 한국과 일본을 언급하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 작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며 파병 압박을 가했으나, 주한..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