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대학 캠퍼스에서는 풋풋한 새내기들 못지않게 낡은 군복을 입고 담배를 문 채 한숨 짓는 복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1, 2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해 2년 동안 군복무를 하느라 까먹은 전공 지식을 되살리는 것도 어려운 상황에 공부를 계속해온 여학생이나 똑똑한 후배들과 경쟁까지 벌여야 하니 이만저만 걱정이 아닌 것이다.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학교 적응마저 만만찮으니 캠퍼스 생활이 남들보다 몇 배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처럼 군 복무 등으로 2, 3년 만에 대학에 돌아온 복학생들과 군 입대를 앞둔 재학생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캠퍼스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이 지역의 한 전문대학에서 운용돼 학생들에게 인기다.
영남이공대학 정재한 디지털 영상미디어과 교수는 제대 후 복학하는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한 팀프로젝트 교수학습모형(U-STUDY)을 개발해 운영해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군 입대 전과 군 복무, 제대 후 복학 준비 등 3단계로 구분해 진행된다.(그래픽 참조)
군 입대를 준비 중인 대학생들에게는 주특기 연계 강화를 위한 군 입영 자격 취득을 지도한다. 병무청의 모병정보를 사전에 파악, 학생들의 전공 분야와 군 복무 분야가 같을 수 있도록 자격증 취득이나 지원시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학생들은 입대 후에도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복무할 수 있어 휴학 동안 발생하는 학습 단절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 9월 논산훈련소에 입대한 박기환(21·디지털 영상미디어과)씨는 "막연하게 입대 날짜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교수님의 지도로 희망 입대 날짜와 주특기를 선택할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었다"며 "전공을 살려 군 복무를 의미 있게 하려면 운이 아니라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입대 후에도 학교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는다. 정기적으로 학교 소식지와 전공 관련 뉴스를 제공받고 이 학교에서 개발한 온라인 퀴즈풀이 프로그램으로 인터넷을 통해 복습교육을 받을 수도 있다.
복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수학, 영어, 컴퓨터 등 기초강좌와 전공과목 수업을 진행하고 관련 교재를 제공한다. 특히 복학생과 재학생이 함께 역할팀을 구성, 그룹과제를 수행하면서 팀워크를 쌓게 해 복학 후 스터디그룹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9월 복학한 김용근(23·디지털 영상미디어과)씨는 "군대에서 전공과 전혀 다른 일을 하다 전역을 하니 학교 생활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다행히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줘 한결 수월하게 전공 강의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영남이공대학의 팀프로젝트 교수학습모형(U-STUDY)은 그 효과를 인정받아 지난달 20일 열린 제8회 전국 전문대학 교수·학습 연구대회에서 최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 교수는 "복학생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교육환경에 적응해 학습의욕을 높이고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 이라며 "프로그램 도입 후 복학생 이탈률이 낮아지는 등 효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전 대학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 이라고 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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