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이스터가 미래다](하) 인력양성과 제도보완 대책

"먹고 사는데 지장 없도록 대우해 줘야"

우리나라도 내년 3월 마이스터고 개교를 시작으로 마이스터 육성에 나선 만큼 마이스터에 대한 사회·경제적 우대 정책을 펴야 한다.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경북기계공고의 실습실 모습. 매일신문 자료사진
우리나라도 내년 3월 마이스터고 개교를 시작으로 마이스터 육성에 나선 만큼 마이스터에 대한 사회·경제적 우대 정책을 펴야 한다.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경북기계공고의 실습실 모습. 매일신문 자료사진

마이스터 육성은 지금부터다. 1970, 80년대 '조국 근대화의 기수' '산업의 전사' 등으로 불렸던 기능인의 전설을 되살려야 한다. 이제는 기능인을 '기술선진국'의 주역이 될 마이스터로 격상시켜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선 독일과 일본처럼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마이스터를 우대하는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

◆'묻지마 대학 진학'

산업현장의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전문계고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졸업생들이 취업보다 대학 진학을 우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정보공시 사이트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2008학년도 대구의 22개 전문계고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73%에 이른다. 2003학년도 64%보다 9% 포인트 상승했다. 경북의 전문계고 졸업생 진학률도 2008학년도 69%로 2003학년도보다 12%p 증가했다. 이는 학력 우대 사회 풍조, 자녀 수 감소 및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과열된 교육열 때문이다. 특히 남학생의 경우 '병역 문제'가 취업의 걸림돌이 되면서 진학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전국 마이스터고 교장단 협의회 이상배 회장은 "너도 나도 대학에 진학하다 보니, 산업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고,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수준에 맞는 일자리가 없어 인적·경제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며 "이는 교육과 인력 양성 시스템의 총체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병역 문제는 마이스터고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 풀어야 할 숙제다. 이 회장은 "취업하면 최장 4년간 입대를 연기하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없다"며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인력을 채용, 관리할 수 있도록 마이스터고 졸업생에게는 산업체 대체복무 등의 병역특례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능인에 대한 사회·경제적 대우 필요

전문계고 출신으로 대구의 자동차부품업체에서 일하는 박모(35)씨는 "한곳에서 10년 동안 열심히 일하면서 이제는 인정받는 기술자가 됐다"면서도 "처음엔 낮은 임금과 고졸자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기능인에 대한 국민의식은 개선되고 있지만, 부정적 시각이 없지 않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기능인에 대한 적절한 사회적 대우가 필요하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난해 12월 전문기관에 의뢰해 일반인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능인에 대한 긍정도'가 65.2(100점 만점)로 나왔다. 2006년 같은 조사에서 나온 47.1점에 비해 18.1점 상승했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의 3분의 1 이상은 기능인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다. 이 조사에서 '기능인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다'는 응답자 중 48.9%는 기능인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기능인에 대한 인식 전환'을 꼽았다. 또 그 방안으로는 '우수기능인 선정과 포상'(35.6%)이란 대답이 가장 많았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수도권 취업자 308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기능 인력이 사회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정도에 대한 인식'에 대해 조사한 결과, 78%가 '매우 크거나'(12%), '큰 편'(62%)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기능 인력이 발전에 기여하는 만큼 대우를 받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80%가 '대체로 미흡', 10%가 '매우 미흡'이라고 답했다. 기능인 대우에서 미흡한 부분으로는 '경제적 보상'(50.9%)이 가장 많이 지적됐고, 다음은 '근무환경'(30.8%), '사회적 인식'(29.7%), '기업 인사관리'(20.7%) 등으로 나타났다.

◆기능장려 정책 부족

한국노동연구원이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위탁을 받아 만든 '기능장려사업 선진화를 위한 기능장려법 개정방안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능장려 정책은 산업구조 및 사회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기능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는 데 미흡했고, 학교교육에서도 기능인에 대한 사회인식을 바꾸려는 노력도 적었다는 것. 특히 올해 기능장려사업 예산은 191억원으로 직업능력개발사업 예산 1조7천321억원의 1.1%에 불과한 수준이다.

산업인력공단 기능장려팀 임건희 팀장은 "독일에서는 3~5년간 직업훈련과 시험을 거쳐 마이스터를 선발하는데, 이들은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는 것은 물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내년에 마이스터고가 문을 여는 만큼 기업들이 마이스터고 졸업생을 적극 활용하고 승진과 임금에 적절한 대우를 해야 하며, 학교와 사회도 마이스터의 꿈이 영글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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