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당-질병·노화' 대학생이 세계 첫 규명

영남대 3학년생 장욱주씨

대학 3학년생으로 SCI 국제저널에 논문을 발표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장욱주씨(앉은 이)와 실험을 돕고 있는 박기훈씨(왼쪽), 조경현 교수.
대학 3학년생으로 SCI 국제저널에 논문을 발표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장욱주씨(앉은 이)와 실험을 돕고 있는 박기훈씨(왼쪽), 조경현 교수.

단맛을 내는 과당(果糖, fructose)이 당뇨와 동맥경화, 노화를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대학 3학년생이 세계 최초로 규명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남대 생명공학부 조경현 교수 연구실에 소속된 이 학과 3학년 장욱주(21)씨는 과당이 혈액 내 주요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켜 당뇨를 비롯한 질병을 유발하고 노화까지 촉진시키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논문을 SCI 국제저널인 'BBRC(Biochemical Biophysical Research Communication, 생화학·생물리학 연구회보)' 1월호에 실었다.

이 논문의 연구 결과로 탄산음료와 패스트푸드 등에 감미료로 사용돼 일상적으로 섭취되는 과당의 과도한 소비를 줄이는 효과는 물론 당뇨와 노화 억제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장씨를 비롯한 연구팀은 이미 관련 신약 개발 방법에 관한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학부생이 SCI 국제저널에 제1저자로 논문을 싣고 특허까지 내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지만 조경현 교수 연구실에서는 1년여 만에 두 번째 쾌거다. 장씨와 함께 연구에 참가해 공동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박기훈(24·석박사 통합과정 2기)씨가 첫 번째 주인공으로, 그는 학부 4학년이던 2008년 12월 미국흰불나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동맥경화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음을 최초로 밝혀낸 논문을 SCI 국제저널에 발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장씨는 "휴일도 잊고 밤낮없이 실험에 매달리느라 고생스럽기도 했지만 우리의 연구가 많은 사람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이겨냈다"며 "새벽에 연구실의 불을 켜고 밤늦게 끄는 일을 4년째 도맡아 하고 있는 박기훈 선배의 성실함에서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들을 지도한 조경현 교수는 "연구팀 학생들 모두가 형제처럼 지내며 서로의 연구를 분발시키는 분위기가 큰 성취를 이뤄내는 것 같다"며 "이 논문을 계기로 과당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식생활이 바뀜으로써 질병을 줄이고 노화를 억제하고 싶어하는 모든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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