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4월 '지능형 로봇산업'을 국가 미래를 결정할 핵심 성장동력으로 설정했다. 또 '2013년 로봇 3대 강국, 2018년 로봇 선도국가'라는 목표도 세웠다. 이를 위해 정부는 21일 우리나라 로봇산업 정책 수립과 기업 지원 등 예산을 집행할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대구에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국가 로봇산업의 메카로 대구가 선택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에서 로봇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로봇기업들이 한층 힘을 얻게 됐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대구 유치를 계기로 화려한 꽃을 피울 준비가 한창인 산업용, 의료용, 소방방재용, 교육용 등 네 분야 로봇기업 8곳을 소개한다.
●LS메카피온㈜
LS메카피온㈜(대표이사 CEO 김병균)은 지역민에게 ㈜메트로닉스로 익숙한 기업이다. 대구 달서구 호림동 성서첨단산업단지에 위치한 메트로닉스는 2007년 대구 스타기업에 지정된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메카트로닉스 토털 솔루션 업체인 메트로닉스는 서보(Servo) 시스템과 센서, 모션 컨트롤러, 로봇 시스템 등 고정밀 자동화 기계 장치의 핵심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기업을 등에 업고 도약한다
지난해 7월 메트로닉스는 LS산전과 기업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 M&A는 메트로닉스의 자금난이나 LS산전이 상대 기업의 동의 없이 공개 매수나 위임장 대결을 통해 이뤄지는 적대적 M&A와는 성격이 달랐다. 대기업이 메트로닉스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탐냈기 때문이다.
LS산전은 자동화기기 중 일반 모터를 제어하는 인버터와 다양한 자동화기기들을 컨트롤하는 PLC 제품 부문에서는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메트로닉스가 강점인 서보 시스템과 모션 컨트롤러 등의 분야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수를 통해 자동화기기 분야의 토털 솔루션을 이루려는 대기업과 꾸준한 기술개발을 위해 든든한 자금력이 필요한 중소기업의 뜻이 맞아떨어진 것. 양측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전향적 M&A다.
LS메카피온㈜ 관계자는 "사실 삼성, LG 등 많은 국내 대기업들이 나섰다가 과도한 투자비와 높은 진입 장벽, 수익창출까지 오래 걸린다는 점 때문에 전부 손을 들 정도로 자동화의 꽃인 로봇 분야는 힘든 분야"라며 "그동안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자동화 기술의 국산화라는 일념으로 노력해 왔지만 사실 투자 분야에서 힘이 달렸는데, 대기업과 손을 잡으면서 한층 미래가 밝아졌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로봇기업으로
LS메카피온은 산업용(제조용) 로봇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가장 초보단계의 로봇인 '카티션 로봇'(하나의 뼈대로 이뤄진 로봇)에 머물고 있지만 목표점은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만이 보유한 '다관절 로봇'을 넘보고 있다.
이주형 LS메카피온 마케팅 & 전략기획본부장은 "로봇은 정밀 기술인 고급 제어기술과 정교한 기구물의 조합인데, 그 제어기술의 핵심인 서보 시스템과 로봇 컨트롤러가 LS메카피온의 주력 제품"이라고 말했다. 1995년 설립한 이 업체는 초창기 센서(로터리 인코더) 분야에 주력하다 2000년 서보 시스템, 2005년 모션 컨트롤러, 2007년 로봇 시스템으로 점차 로봇의 형태를 만들어왔다. 이 본부장은 "이 품목을 모두 한곳에 갖추고 있는 기업은 국내에서는 유일하며 전 세계를 통틀어서도 드물다"고 자랑했다.
2005년 중국에 현지 공장을 차린 LS메카피온은 지난해 국내에서만 17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고, 올해는 2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업원 수는 국내 본사에 125명, 중국에 90명이 현재 근무 중이다.
LS메카피온은 올해부터 세계적인 로봇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후방을 든든히 받쳐주는 대기업은 물론 국가 로봇산업의 육성을 책임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지역에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이 본부장은 "세계적인 로봇 연구소인 일본 야스카와 연구소에서 2년간 연구하는 등 국내 서보 시스템 1인자인 하정익 박사를 최근 기술총괄책임자로 영입하는 등 산업용 로봇 분야 제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고 했다. 그는 "조만간 공장 시설을 3만3천㎡ 규모로 현재보다 10배가량 확장 이전할 계획"이라며 "첨단산업 분야 육성을 통해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 대구를 산업용 로봇 산업의 메카로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트럼프 통화 지연에…野 "코리아패싱" "국제 왕따 우려"
"12·3 비상계엄은 오판" 국힘 릴레이 사과…박수민 이어 최형두 동참
대통령실 "李대통령, G7 정상회의 초청받아 참석"
'20조+α' 추경 시동 거나…與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포함"
국힘 주진우 "법사위원장 야당에 돌려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