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해 국회의원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리더십과 상상력이 부족하다며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에게 낙제점을 준 의원들도 있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만 평가해 한나라당 공천과 직결될지 관심이다.
특히 공천 방식과 관련해 광역단체장에 대해서는 경선이 많았으나 기초단체장은 무경선을 선호해 눈길을 끌고 있다. 광역·기초의원은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교체 방식에 대해선 '경선'보다는 '의견 조율을 통해 후보를 내야 한다'는 쪽이 우세했다.
이번 설문은 국회의원 27명에게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활동상에 대해 각각 '매우 잘했음'(5점) '잘했음'(4점) '보통'(3점) '잘하지 못했음'(2점) '매우 잘하지 못했음'(1점) 등으로 평가토록 했다. 광역단체장은 시·도정 활동 중 취약점과 잘한 점, 차기 광역단체장의 덕목, 공천 방법을 물었다. 기초단체장은 덕목과 공천 기준·방식을 기재토록 했다.
◆광역단체장
▷대구시장
김범일 대구시장에게 최고점인 '매우 잘했음'(5점)을 준 의원은 전체 응답자 17명 중 한 명도 없었다. 4점과 3점이 각각 7명, 2점을 준 국회의원이 1명 나왔다. 무응답은 2명이었다. 김 시장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이유는 3선 이상급 중진 의원들의 평가가 좋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응답자 가운데 중진 의원 6명의 평균점수는 3점으로 초·재선 의원 9명의 평균(3.66점)보다 낮았다. 특히 대구 지역 중진 의원 2명의 평균 점수가 2.5점으로 나빴다. 결국 무응답을 제외한 15명 전체 평균 점수(3.4점)도 초·재선 의원들이 평가한 높은 점수를 중진들이 깎아내린 결과로 분석됐다.
공천 방식과 관련, 대구 국회의원 응답자 5명 중 4명이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답했고, 대구경북 전체적으로도 10명 중 6명이 '경선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김 시장이 잘한 점으로는 ▷행정 장악 ▷2011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토착비리 근절 등을 꼽았다. 김 시장의 약점으로 대구 의원들은 창의력·기획력 부족과 대구 경제활성화 취약 등을 지적한 반면 경북 의원들은 주로 중앙과의 소통 부재와 스킨십 부족을 꼽았다.
차기 대구시장의 덕목으로는 ▷경제적 안목 ▷풍부한 정치 경험 ▷일자리 창출 ▷국가균형발전과 세종시 논란에 대한 청사진 제시 등을 꼽은 응답자들이 있었다.
▷경상북도지사
김관용 경북지사는 무응답을 제외한 15명의 응답자 중 3명이 '매우 잘했음'(5점)으로 평가했다. 이어 7명이 4점을, 4명이 3점으로 평가했고 '잘하지 못했다'(2점)고 평가한 의원도 1명 있었다. 평가 점수가 대구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경북지역 의원들의 호평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고점을 준 3명의 의원들이 모두 경북 의원들이었다. 또 11명의 경북 의원 응답자 평균은 4점으로 대구의원 평가 점수 평균(3.25점)보다 높았다.
차기 경북지사 공천 방식과 관련, 경북 의원 응답자 10명 중 '경선'과 '무경선' 응답이 5대5로 갈렸다. 반면 대구 의원 응답자 4명은 전원이 경북지사도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답했다.
김 지사의 취약점은 주로 경북 의원들이 지적했다. ▷전시 행정 ▷일자리 창출 미비 ▷도청이전 사업시 남부지역민 의견 수렴 무시 ▷해외투자 유치 저조 등의 의견이 나왔다. 대구 의원 1명은 '경북에 맞는 뉴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차기 경북지사의 덕목으로는 ▷경북지역 화합과 통합 ▷낙후지역 배려 ▷도덕성과 신뢰성 ▷다양한 경험 등을 꼽았다. 김 지사가 잘한 점으로는 ▷적극적인 업무 추진능력 ▷동서6축 등 지역 현안 해결 ▷도내 인사 ▷투자 유치에 대한 인프라 구축 등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기초단체장
경북 기초단체장들에 대한 평가가 대구 기초단체장들보다 높았다. 경북 의원들의 경우 응답자 10명의 평균점수는 3.93점에 달한 반면 대구는 3.33점에 머물렀다.
전체적으로 보면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평가가 후했다. 중진 의원 6명의 평균은 4.13점, 초선의원 6명의 평균은 3.88점이었다. 중진에 비해 초선 의원들이 현역 단체장의 교체를 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개 시·군 이상의 복합선거구 의원들은 각각의 기초단체장마다 평가가 달랐다. 고령·성주·칠곡의 경우 2곳은 5점을 받았으나 나머지 한 곳은 3점에 불과했고, 의성·청송·군위도 5점에서 3점까지 다양한 점수를 줬다.
반면 한 지역구에 복수 이상의 국회의원이 있는 지역은 평가가 거의 같았다. 대구 달서구 국회의원 3명과 경북 포항 국회의원 2명은 평균 이상의 같은 점수를 줬다. 다만 대구 북구의 경우 두 명의 의원이 서로 다르게 평가했다.
공천 방식과 관련해선 경북은 '무경선' 입장이 많은 반면 대구는 '경선을 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경북은 응답자 11명 중 8명이 '경선이 필요없다'고 응답했고, 대구는 6명 중 4명이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미 경선을 공언한 포항의 경우 국회의원 2명 모두 경선에 찬성했으나 대구 북구는 찬반으로 1명씩 의견이 갈렸다.
차기 기초단체장의 최우선 덕목으로는 ▷지역 발전을 위한 전략 ▷경제 마인드 ▷도덕성 등이 많았고 당 공천 기준으로는 ▷정치적 신뢰 ▷당 기여도 ▷당선 가능성 등의 답변이 주류를 이뤘다.
◆광역의원
국회의원 지역구 내 복수 이상의 광역의원을 전체적으로 평균해 평가했다. 그 결과 경북지역은 평균 3.63점으로 3.16점에 불과한 대구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북 의원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7명이 '잘했음'(4점)으로 평가하고 나머지 4명이 '보통'(3점)을 준 반면 대구는 5명이 '보통'을, 나머지 한명만 '잘했음'으로 평가했다.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필요하지 않다'보다 크게 높아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14명의 응답자 중 71%(10명)가 물갈이 필요성을 제기했다. 물갈이를 희망하는 응답자 중 9명이 초·재선 의원들이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북 응답자 9명 중 6명이, 대구 5명 중 4명이 각각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공천 방식은 경북 의원 9명 중 4명만 '경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개진했고, 대구는 6명 중 4명이 경선에 찬성했다.
차기 광역의원의 덕목으로 대구의원들은 ▷시정 감시 등 행정 능력 ▷주민 친화력 ▷지역 여론 등을 꼽았고, 경북은 ▷도덕성 ▷정치적 신뢰를 꼽는 의원들이 많았다.
◆기초의원
이번 설문조사에서 평균점수가 3.31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집단이었다.
대구 의원 응답자 5명 중 '매우 잘했음'은 없었고 '잘했음'과 '보통'이라는 응답자가 각각 2명이다. '잘하지 못했음' 답변도 1명 있었다. 경북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11명 중 광역의원 평가에서 7명이 나왔던 '잘했음' 평가는 5명으로 줄어든 반면 '보통'은 5명으로 늘었다. '못했음'도 1명 있었다. 지역별로는 경북(평균점수 3.36점)에 비해 대구(3.20)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교체지수는 광역의원보다 오히려 낮게 나와 모순을 보였다. 응답자 13명 중 '물갈이가 필요하다'가 8명(61%)으로 광역의원 물갈이 필요성을 제기한 응답자보다 10%포인트 적었다. 대구는 4명 중 3명이, 경북은 9명 중 5명이 물갈이 필요성을 제기했다. 광역의원보다 평가가 좋지 않음에도 교체지수가 낮은 이유에 대해 의원들은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한 기초의원 후보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초의원의 덕목으로 ▷근면성 ▷지역 친화력 ▷도덕성 ▷봉사정신을 꼽는 의원이 많았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서상현기자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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