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영화] EBS 일요시네마 '비지터' 7일 오후 2시40분

영국과의 전쟁에서 프랑스 왕 루이 6세의 생명을 구하는 지대한 공을 세운 기사 고드프루아는 작위를 수여받고 포상으로 풀베르 드푸이 백작의 딸인 프레네공드 드푸이와 결혼을 약속받는다. 그러나 마녀의 계략으로 환각을 유발하는 약을 먹은 그는 예비 장인인 백작을 죽이고 만다. 고드프루아는 마법사에게 부탁하여 불상사가 일어나기 전의 시점으로 되돌아가게 해주는 묘약을 처방받는다. 그러나 마법사의 실수로 중요한 재료 하나가 빠진 약을 먹게 된 그는 시종인 자쿠이와 함께 과거가 아닌 1992년으로 가게 된다. 800여년 뒤의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좌충우돌하는 이들은 출발 시점으로 귀환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는 와중에 미래의 후손들을 만나게 되고 그 중 한명이 고드프루아를 수년 전 잃어버린 자신의 사촌으로 착각하는 해프닝도 벌어진다. 고드프루아는 자신에게 묘약을 지어준 마법사의 후손을 천신만고 끝에 만나 과거로 돌아가게 해주는 약을 건네받는다. 그러는 동안 어느 노숙자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 자쿠이는 주인을 따라가기를 거부하고 대신 자기 후손을 돌려 보내면서 또 다른 소동을 예고하는데….

중세에서 현대로의 시간 여행, 그리고 그 간극에서 비롯되는 예측불허의 상황들이 끊임없이 폭소를 유발하는 작품으로서 프랑스 코미디 영화에 한 획을 그었다. 중세인의 눈에 비친 현대 사회를 코믹하게 묘사하고 있는 한편 더 나아가 현대 자본주의의 모습을 슬그머니 비꼬아주기도 한다. 관객 각자의 눈높이, 그리고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다양한 시각으로 얼마든지 흥미로움을 찾을 수 있는 작품.

프랑스 자국 영화 관객동원 순위에서 역대 4위를 기록한 작품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거두면서 하나의 문화 현상을 이루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1993년 개봉되어 비영어권 영화로서는 나름대로 주목을 받았다. 장 마리 푸아레 감독은 1998년 속편 '비지터 2'를 내놓았으며 2001년에는 미국에서 '저스트 비지팅'이라는 타이틀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주인공 고드프루아 역의 장 르노는 '그랑블루'(1988), '레옹'(1990)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지도와 인기를 확보한 배우. '미션 임파서블'(1996), '다빈치코드'(2006)에 출연하는 등 할리우드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방송 길이 104분.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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