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호회] 대구 남구청 사격취미클럽

통쾌한 총소리 허공을 가른다

선명한 주황색 접시 하나가 쏜살같이 날아오른다.

"탕! 탕! 탕!" 귓전을 울리는 총소리와 함께 산산조각 난 접시가 허공에 흩어진다. 적막한 산 공기를 가르는 통쾌한 총소리에 묵은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려버린다. 지난 주말, 대구사격장(대구시 북구 금호동)을 찾은 대구시 남구청 사격취미클럽(회장 이진목 문화체육과장) 회원은 모두 20여명. 가벼운 차림에 조끼를 걸쳐 입고 귀마개와 눈부심 방지용 고글을 쓴 회원들 모두 이 사격 시간만큼은 멋진 총잡이가 된다.

남구청에서 사격취미클럽이 결성된 것은 2009년 2월. 전국대회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남구 사격선수단의 서포터스가 된 것이 취미클럽을 결성하게 된 계기가 된 셈이다. 꽉 짜인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스포츠를 통해서 스트레스도 풀고 건강도 챙겨 보고자 한 게 그 시작이었다. 그러나 막상 회원 모집에 돌입하자, 군대에서 '총 좀 잡아봤다'는 남성 직원들의 신청이 쇄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과는 여회원 13명과 남회원 12명. 여성들의 높은 관심이 남성 회원 수를 능가하게 됐다.

현재 25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사격취미클럽은 2개월에 1번씩 사격장 나들이에 나선다. 사격장에 도착해 간단한 장비를 갖춘 회원들은 "탕하는 총소리에 후련한 쾌감이 밀려오면서 그동안 쌓였던 마음의 짐도 함께 사라지는 느낌"이라고 입을 모은다.

고도의 집중력과 판단력, 자제력과 민첩성이 요구되는 레저스포츠지만 총을 다루는 만큼 안전문제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다. 따라서 사격장을 찾을 땐 남구청 사격선수단 박은영 감독이 동행하곤 한다.

박 감독은 "안전수칙과 사격지도에 잘 따르는 모범생일수록 기록도 좋은 편"이라며 "군대 경험이 있는 남성 회원들은 오히려 사격기록도 들쭉날쭉하며 지난해 10월 취미클럽 사격대회에서 여직원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고 귀띔한다.

이날 좋은 성적을 낸 황보채경(위생과)회원은 "처음엔 여자가 무슨 사격을 하느냐"했지만 "목표물을 명중시켰을 때의 짜릿함을 느껴본 후엔 사격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석태(문화체육과) 회원은 "수년전 인기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탤런트 박신양씨가 클레이사격을 멋지게 했던 그때부터 관심을 갖게 됐다"며 "사격이 체력적으론 큰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은근히 운동효과가 크다"고 사격의 매력을 강조한다.

사격의 즐거움과 건강증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는 남구청 사격 취미클럽의 기분 좋은 총소리는 올 한 해도 힘차게 허공을 가를 것이다.

임광규기자 kkang5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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