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약대 신설…경북대 '정원 불만' vs '표정 관리' 계명대

내년부터 약학대학을 신설하는 경북대와 계명대가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26일 약대 신설 최종 대학을 선정하면서 1차 심사를 통과한 경북대와 계명대 두 대학 모두 약대 신설을 허용키로 결정했지만 대구 지역에 배정된 약대 인원이 50명에 불과, 두 대학은 각각 25명씩 정원을 나눠가져야 하기 때문.

국립대 중 유일하게 약대가 없는 경북대는 단독 선정을 기대했지만 계명대와의 복수 선정으로 약대 정원이 절반으로 줄어듦에 따라 정상적인 약대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수용 불가' 입장까지 내비치고 있다.

노동일 경북대 총장은 "약학대학 정원 배정 결과의 수용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약학대학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 정원 50명이 필요하며 이번 정부 발표는 이러한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실제 경북대는 약대 정원 50명을 염두에 두고 교수진 50명 확보를 비롯한 약학대학 발전 로드맵을 구상해 왔다.

경북대 관계자는 "첨단의료복합단지가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약대의 '적정 규모화'가 필수적"이라며 "정원 축소로 약대를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 계획에 추진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예상을 깨고 약대를 유치한 계명대는 '표정관리'를 하면서 약대 신설을 위한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교과부가 추가 증원을 통해 약대 정원을 30명까지 늘릴 계획으로 있어 약대 신설의 최소 규모는 갖출 수 있게 됐다"며 "약대 허용 결과에 대해 성원을 보내주신 관계자와 시민들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계명대는 의과대와 동산의료원이 들어설 예정인 성서캠퍼스에 4월부터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연면적 1만1천㎡)의 약대 건물 공사를 시작하고 칠곡군에 있는 임야 230여만㎡(70만평)를 약용식물원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계명대 관계자는 "신약개발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오스틴 텍사스 대학과 공동연구팀을 이미 구성했으며 합성신약분야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약대 신설로 학교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협 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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