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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戰' 치른 라이온즈·스틸러스…온종일 제설작업

10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직원들이 눈으로 뒤덮인 대구시민야구장 그라운드의 눈을 치우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10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직원들이 눈으로 뒤덮인 대구시민야구장 그라운드의 눈을 치우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10일 때아닌 '눈과의 전쟁'을 치렀다.

53년 만의 '3월 폭설'로 이날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예정된 프로야구 삼성-롯데의 시범경기는 취소됐다. 비가 아닌 눈 때문에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된 경우는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대구에서 처음 있는 일.

이 때문에 대구시민야구장에서는 제설작업으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11, 12일에도 대구구장에서 시범경기가 예정돼 있기에 대구시 체육시설관리사무소와 삼성 라이온즈는 당장 제설 작업에 나서야 할 상황이었다.

체육시설관리사무소와 삼성 직원들은 오전 8시부터 만나 대책 회의를 열었지만 처음 있는 일이라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했다. 체육시설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도로의 아스팔트와는 달리 야구장 바닥은 인조잔디여서 그냥 놔두면 언제 녹을지 알 수 없다"며 "따뜻한 물을 뿌려 녹이는 방법도 고려했지만 이도 쉽잖아 직접 눈을 치우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하지만 1만3천843㎡에 이르는 야구장의 제설 작업은 쉽지 않았다. 시 공무원 30명, 삼성 직원 10여명이 오전부터 삽과 밀대로 눈을 치웠지만 쌓인 눈은 줄어들지 않았다. 결국 공무원 30명이 더 투입되고 건물을 해체할 때 쓰레기를 쓸어담는 차량을 긴급 임차해 덤프트럭에 눈을 싣고서야 그라운드는 조금씩 초록색 빛깔을 찾기 시작했다. 오전 9시 시작된 제설 작업은 8시간 만인 오후 5시쯤 마무리됐다.

삼성 관계자는 "야구는 추운 날씨에 할 수 없어 시범경기조차 3월이 돼야 시작하는데, 눈 때문에 경기가 취소돼 황당했다"며 "대구시민야구장 경우 그나마 인조잔디인 덕분에 제설 작업이 가능했다"고 했다.

포항 스틸러스의 홈 구장인 스틸야드는 이날 오후 7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2차전이 예정돼 있어 야구장보다 사정이 더 촉박했다.

포항은 오전 9시부터 직원을 투입해 제설 작업에 나섰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자 자매 결연한 인근 해병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군 장병과 외주사 임직원까지 이날 500여명이 6시간 동안 제설작업에 나서면서 경기장은 제 빛깔을 찾았고, 경기는 정상대로 열렸다. 앞서 스틸야드에서는 2005년 3월 6일 포항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프로축구 리그 컵대회 경기가 눈 때문에 취소된 적이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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