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는 한나라당 공천을 두고 팽팽한 3파전이 전개되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중 간 싸움에다 문중 내 싸움, 같은 직업 출신 간 대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공천에 사실상의 결정권을 행사할 이인기 의원은 "모든 공천 신청자를 동등한 조건에서 보고 있다 "군민과 당원들의 지지 여부가 공천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혼전
공천 신청도 이창우(72) 현 성주군수와 이택천(64) 전 경북지방경찰청장, 김항곤(59) 전 성주경찰서장 등 3명만 했다. 중량급과 경량급이 섞여 있는 다른 곳과 달리 성주에는 모두 중량급이다. 이들 모두 군수 후보로 충분한 경쟁력과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여서 대혼전이 될 공산이 크다. 특히 같은 성산 이씨인 이 군수와 이 전 청장 간 문중내 난타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었고, 김 전 서장은 두 사람의 싸움에서 한 발 비켜나 있었다.
이 군수는 현역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인지도와 지지율이 가장 앞서 있다. 이 군수도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조직이고, 조직은 누구보다 탄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체를 요구하는 여론도 없지 않고, 나이가 많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또 최근 성주군의 10개 조합장 선거에서 현직 조합장들이 무더기로 패하는 등 밑바닥에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어 군수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이 전 청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대구지방경찰청장과 경북지방경찰청장을 잇따라 거쳤다. 지금은 (주)삼성제침 고문으로 재직하며 만만치 않은 재력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청장과 이 군수는 성산 이씨로 한 집안이지만 패가 갈려 선거전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두 사람 간 양해각서(?)에 대한 소문이 파다하다. 2001년 문중 어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 사람은 '양보한 종인(宗人)이 출마를 하면 무조건 협조한다'는 내용의 약속을 했고, 문서로 남겼다는 것이다.
2002년 지방선거에 이 군수가 출마했고 당선됐다. 따라서 이 전 청장은 이번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군수는 양해각서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의사를 전했다. 주민들은 집안싸움이 선거전에 어떤 영향일 끼칠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두 사람간 문중 내부 싸움을 한 발 비켜서 바라보는 김 전 서장은 성주에서 큰 성인 김해 김씨다. 김 전 서장도 문중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문중 차원의 조직적 지원 징후도 있다. 집안의 후광도 있다. 부친이 작고한 김용대 전 초대 대구시 교육감이고, 김용철 전 대법원장이 숙부다. 퇴임 직전 성주서장으로 재임하면서도 고향에서 인심을 잃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마의 변
이 군수는 안정 속에 지속적인 발전을 내세우며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군정은 경험과 경륜이 중요하다"며 "산업단지 조성, 성주호를 활용한 레포츠 산업 육성, 독용산성 자연휴양림 조성 등 각종 현안 사업 완성을 위해서 3선 고지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인기 의원과 관계가 원만해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고 말했고, 나이 문제에 대해서는 "건강검진에서 모든 항목에서 정상 수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청장은 "대구 인근 지자체 중 성주가 가장 낙후돼 있다"며 "참외농가뿐만 아니라 비참외농가의 소득 증대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야산과 성주댐을 묶어서 새로운 관광 아이템을 개발하고, 성주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공단조성을 약속했다. 공천에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서장은 3명 중 가장 젊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참신하고 당에 대한 충성도, 일 잘하는 후보가 공천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군수와 이 전 청장 간 싸움에는 관심이 없다"며 "좌고우면하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성주·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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