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채 무소속으로 시장·군수 선거에 나선 현직 단체장들이 연대를 모색하고 나서 6·2지방선거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무소속 시장·군수 후보자들의 연대가 표심을 얻는 데 성공, 대거 당선으로 이어져 한나라당 독점(獨占) 현상이 와해될지 여부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현직 프리미엄'을 지닌 무소속 시장·군수 후보자들이 한나라당 후보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연대 움직임까지 가시화함에 따라 벌써 한나라당이 경북 기초단체장을 석권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연대를 모색하고 있는 무소속 단체장 후보자들은 지역 국회의원과의 갈등 또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 당선 여부는 물론 득표력에 따라 2년 후 국회의원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군수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북지역 현직 단체장은 김주영(영주)·최병국(경산)·신현국(문경)·백상승(경주) 시장과 배상도(칠곡)·엄태항(봉화)·권영택(영양) 군수 등 7명이다. 이들은 모두 한나라당 당적을 가졌다가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탈당, 무소속 출마를 했다.
이 가운데 영양을 제외한 기초단체장 6명은 '경북 무소속 단체장 연대'(가칭) 등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공동보조를 맞출 전망이다. 특히 최병국·김주영 시장과 엄태항·배상도 군수 등은 18일 오전 대구에서 '경북 발전을 위한 무소속 현역 기초단체장 연대'를 결성한 뒤 공동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은 무소속 단체장 연대 결성, 지역과 관련한 국가현안 공동보조, 공동 정책 대안 제시 및 실천, 주민 의사를 존중한 정치적 정체성 결정 등에 합의할 계획이다. 신현국 문경시장과 백상승 경주시장은 이 같은 취지에 일부 공감하면서 경찰 수사, 지역 상황 등을 고려해 공동성명 발표에는 참석하지 않는 대신 현안에 따라 공동보조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현직 단체장 대다수는 해당지역 국회의원과 갈등을 빚거나 공천 과정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지만, 일부는 당과는 상관없이 불공정 공천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에 대한 대립각만 세울 뿐이어서 당선된다면 한나라당에 재입당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천을 받은 한나라당 후보들과 치열한 선거전이 불가피하다.
이들 단체장은 특히 적게는 4년부터 많게는 10여년 동안이나 현직 단체장으로 일하면서 지역기반을 다져 현직 프리미엄과 조직력이 상당한데다 공천권을 행사한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일부 지역의 반감 기류도 있어 인지도와 행정경험 등이 표심에 반영될 경우 단체장 재진입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2년 뒤 치러질 국회의원 선거에서 현직 국회의원과 이들 단체장과의 재격돌이나 대립 양상이 재연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이들 단체장들의 당선 여부에 지역 정가는 물론 유권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병구기자 kbg@msnet.co.kr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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