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교육감선거 정책토론-공통질문

교육계 만성적 비리 현식 공감…학력격차 해소 방법은 제각각

◆대구 학력이 전체적으로 하향 추세다. 교사들의 노력 부족인지 진학지도 부족인지? 그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지?

▷김선응=공교육을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선생님들이 학원보다 잘 가르치면 사교육비는 분명히 낮아진다. 또 선생님들의 잡무를 경감해 수업에 전념하게 해야 지도의 질이 높아진다. 학생들의 학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력진단검사를 매달 실시해서 대구시 학생들의 학력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구의 가장 큰 문제는 수성구 같은 특정 지역에 좋은 학교가 대거 몰려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 간 계층 간 교육격차 해소도 중요하다.

▷박노열=교육에서 마치 학력이 전부인 양 말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만이다. 0점짜리 학생의 경우 학력을 높이는 것보다 다른 특성화된 교육을 실시하는 게 효율적이다. 또 학교는 우정을 나누고 봉사정신을 키우는 곳이라는 점에서 너무 경쟁심만 부추기는 곳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우동기=지역 선생님들의 자질은 우수하다. 하지만 이들이 열정을 갖고 지도하도록 하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선생님들을 도둑으로 몰고 가는 분위기에서 어떻게 지도를 잘 부탁할 수 있는가.

▷도기호=교권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일선 수업 현장에 가보면 수업시간이 쉬는 시간과 구별이 안 될 정도로 시끄럽다. 학생들이 가르치는 사람 말을 듣지 않는데 어떻게 학력이 향상되겠는가?

▷김용락=교사들의 노력 부족이나 진학지도 부족도 한 원인일 수 있고, 또한 성적이 우수한 중학생들이 해마다 수백명씩 타지로 빠져나가는 것도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지역 학생들의 기초학습능력이 떨어진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공교육 강화나 독서교육 강화 등 장기적 관점에서 학습이해 능력을 재고시키겠다.

▷정만진=대구시교육청의 구태의연한 암기위주 진학지도 정책 때문이다. 논술, 심층면접, 입학사정관제가 대세인 대학입시에 맞게 정책을 바로잡아 가야 한다. 수시전형에 대비하고 수성구 이외 학교에 대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

▷유영웅=전국 평균으로 보면 대구 학생들의 성적은 좋은 편이다. 전반적인 시 교육 여건이 하락세라고 이를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다만 예전의 명문 교육도시 이미지를 많이 실추한 것은 사실이다.

▷신평=가르치는 교사들과 가르침을 받는 학생 등 양면 모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교원평가제 시행 등을 통해 교사의 관심과 열정을 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입학사정관제도의 대폭 확대에 따른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적절한 진학지도가 필요하다.

▷윤종건=학생들의 학구의욕 저하와 교사들의 교수열의가 부족한 때문이다. 학교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공부를 맘껏 할 수 있는, 가고 싶은 곳이 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선생님들이 신바람이 나서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면학풍토를 조성해야 학력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대구교육계의 비리가 만만찮다. 교육청 역시 청렴도 등의 평가에서 전국 꼴찌 수준이다. 원인과 대책은?

▷김선응=교육계의 비리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투명하지 못한 밀실 인사와 공사 및 납품비리, 그리고 감사기능의 약화를 들 수 있다. 인사 공개와 교육시설관리공단 신설, 외부감사제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을 도입해 발본색원하겠다.

▷박노열=비리가 스며드는 분야(건축, 시설보수, 구매, 후원금, 인사 등)에 투명하지 못한 행정 때문이다. 따라서 각 분야를 적어도 분기별로 공개해야 하며 외부 전문가 감사를 강화해야 한다.

▷우동기=전자입찰제 전면시행과 구매대행전문회사를 통한 시장물품 구매로 비리 개입 소지가 있는 계약·구매 부문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 외부인사가 포함된 인사위원회와 계약심사위원회, 감사과정을 통해 비리를 척결하겠다.

▷도기호=교육계 비리는 어제오늘에 생긴 일이 아니며 교육계의 수장인 교육감의 얼굴만 바뀌었을 뿐, 그 내부조직이 학연 등의 이해관계로 얽혀 있어 근본 대책이 요구된다. 교직·장학직의 분리와 교감보직 선출제 등으로 해결·보완해야 한다.

▷김용락=교육청이나 학교장에 대한 과도한 권한 집중이 원인이다. 따라서 교육청의 권한을 일선 학교로 대거 이양하고, 또 학교운영위원회에 외부인사를 대거 투입하고 학부모감사관제나 학부모신문고제 등을 도입함으로써 제식구 감싸기 등과 같은 온정주의도 차단할 것이다.

▷정만진=폐쇄적 보수적 사고를 가진 교육청 고위간부들과 일부 학교장들이 고인물처럼 썩은 결과이다. 교육청 감사실을 외부전문가와 학부모로 구성하여 제식구 감싸기 관행을 철폐해야 하고, 학교장 장학사 등 간부들을 학부모와 교사들의 폭넓은 검증을 거쳐 100% 공모제로 선발하는 것이 최선이다.

▷유영웅=감사담당관을 외부 공모로 감사전문가와 감찰위원장을 영입하고, 상설 감찰위원회를 만들어 교육현장의 각종 비리행위를 집중 감시·적발하겠다. 또 명예감사관 위촉 및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교육현장 부패·비리 취약 분야에 대해서는 고강도 기획감사를 실시하고 청렴교육행정서비스 제도를 도입하겠다.

▷신평=대구 교육청이나 타시도 교육청의 부패방지제도나 시스템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대구 교육청의 청렴도가 전국 꼴찌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신상필벌의 원칙을 확립하고 특정학교 출신을 중심으로 형성된 파벌이 주요 자리를 독점해 온 만큼 교육행정 전분야에 있어 공정함과 상식이 통하는 풍토를 만들겠다.

▷윤종건=제도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으나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관행으로 아는 인식의 문제가 크다. 따라서 제도적 측면에서 보완을 하되 의식개혁을 집중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관례로 생각하고 죄의식 없이 받았던 봉투나 촌지, 리베이트 등이 죄가 된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시키는 데 앞장서겠다.

◆지역별 학력 격차와 교육 여건, 심지어 진학지도에서조차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해소방안은 ?

▷김선응=낙후된 지역부터 우수교사 배치, 특수목적고 신설 등으로 우선 지역 간 격차를 줄여 나가고 광역학군제를 도입하겠다. 대구도 이제 도시철도 3호선까지 확장되면 도시 전체가 한 학군제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율형 사립고와 자율형 공립고를 확대하여 학생들의 고교 선택권을 넓혀가겠다.

▷박노열=돈과 사람이다. 상대적으로 뒤처진 지역에 재정지원을 늘려서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하고 특히 우수 교사를 우선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사립학교 교사들도 순환근무제를 도입하여 지역별 차이를 해소시켜야 할 것이다.

▷우동기=교육낙후지역에 인사 가산점 등을 주어 우수 교사를 최우선 배치하고 예산도 집중 지원하여 신흥 명문고를 만들겠다. 또 특목고·자율고를 지역별로 균형 배치하겠다. 특히 광역학군제를 점진적으로 확대 실시해 수성구로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는 등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역별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

▷도기호=학군제 전면 폐지와 고교선택권 전면 확대, 중3학생 학력고사 실시 등으로 지역 간 교육격차 해결에 나서겠다.

▷김용락=학력이 부족한 지역에는 무엇보다 예산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특정지역에만 몰리는 우수교사들을 적절히 분산 배치하겠다. 또 방과후 수업 강화, 온라인 영어 강좌 등 사교육비를 들이지 않고도 학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 모색하겠다.

▷정만진=대구시교육청의 지역별 공·사립별 일반계·전문계별 초·중고별 차별을 없애야 한다. 부모의 경제력에는 차이가 있어도 자녀를 공부시키는 데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신규교사 채용,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고 교수학습 시스템을 정비해 학습부진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유영웅=자율형 학교, 수학·과학 중점학교, 거점별 중점학교, 기숙형학교, 교과교실제 학교 등 대구 전지역에 걸쳐 균형 있게 다양화시키고, 일반계 후기 고교 진학 때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학교 범위를 대폭 확대하여 부분선택제에서 전면선택제로 바꿔 학교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

▷신평=소득 수준에 의한 교육격차뿐만 아니라 지역에 따른 교육격차의 해소는 중요한 문제다. 대구의 8개 구군에 하나 이상 중점학교를 지정하겠다. 그래서 시설이나 우수교원 파견 등에서 특별한 혜택을 주도록 하겠다.

▷윤종건=지역별 학력격차는 학부모들의 소득격차 때문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것도 큰 원인이기는 하다. 그러나 모든 교육격차를 그런 시각으로 보면 학교의 존재 의미는 없어지고 만다. 학교를 보고 싶은 선생님이 계시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든다면 지역 간 학력격차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된다.

사회·박병선 사회1부장

정리·최창희·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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