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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통신] 미디어 관심도 역시 브라질…북한전 취재진 북새통

16일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를 취재하려는 세계 각국의 취재진이 미디어센터에서 북새통을 이뤘다. 이호준기자
16일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를 취재하려는 세계 각국의 취재진이 미디어센터에서 북새통을 이뤘다. 이호준기자

16일 오전 3시 30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 취재는 멀고도 험난했다. 15일 한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에서 대표팀 훈련을 취재하고 출발, 0시 40분쯤 요하네스버그에 도착해 미디어 셔틀버스를 타고 엘리스파크 경기장으로 향했다. 20분 정도 걸린다던 도착시간은 1시간이나 걸렸다. 경기장 주변 차량 통제가 심해 미디어 셔틀 버스도 빙 둘러가는 바람에 더욱 늦었다. 경기장 주변은 노란색 브라질 유니폼을 입은 브라질 응원단으로 인산인해였다.

미디어 티켓을 받기 위해 향한 미디어 센터 역시 각국 취재진으로 발디딜 틈 없었다. 몇 달 전 국제축구연맹(FIFA)에 미디어석 티켓을 신청,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줄을 서서 티켓을 기다렸다. 그런데 경기 시작 90분 전까지 와야 하는 규정을 10분 초과해 티켓을 줄 수 없다는 날벼락 같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버스가 늦었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설득하고 항의했지만 허사. 결국 포기하고 뒤돌아서야 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며 경기장에 들어갈 방법을 찾던 중 경기 시작 40분 전에 미디어석 티켓을 나눠 주겠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어렵게 티켓을 받아들고 경기장에 들어서니 6만1천여석의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엔 이미 5만4천여 관중으로 들어차 있었다. 특히 노란색과 녹색의 유니폼과 국기를 두른 브라질 응원단이 대다수여서 마치 브라질 홈 경기를 보는 듯했다. 기자석도 각국의 취재진으로 가득 차 한적했던 한국과 그리스전에 비하면 완전히 딴판이었다. 미디어의 관심 역시 브라질이 세계 최강이었다.

이윽고 경기가 시작됐고 북한과 브라질은 일전일퇴의 공방을 벌이며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브라질은 경기 주도권을 잡고도 득점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해 고전했고, 월드컵 출전국 중 FIFA 랭킹(105위)이 가장 낮은 북한도 랭킹 1위인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북한의 수비가 빛났다.

전반전을 0대0으로 마치고 선수들이 퇴장하자 브라질 응원단 사이에서 야유가 터져나왔다.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이탈리아의 스포츠신문 'tuttosport'의 사란딘(Sarandin) 기자는 전반전을 지켜본 뒤 "1962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당시 우승 후보였던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 진출했던 때와 똑같은 상황"이라며 놀라워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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