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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자랑 너무 튀었다" 영·포 출신들 자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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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요부처 포항출신 많아 의혹 자초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경북 영일·포항 출신 공직자 모임인 영포회(공식 명칭은 영포목우회)가 아니라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업무 수행이 문제라는 게 한나라당의 입장이지만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7·28 재보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정치권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김석기 전 경찰청장 내정자 등 '목우회' 관련설이 나오는 전현직 고위공직자들은 5일 일제히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다. 박 차장은 5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민간인 불법사찰 논란을 빚고 있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창설의 배후로 지목받는데 대해 "정치공세의 일환으로 보이지만 도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원관실은 2008년 7월에 만들어졌는데 그 당시에는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을 사퇴하고 전국의 산과 바다를 돌아다녔다"며 덥수룩하게 수염을 기른 당시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민주당으로부터 영포회 전 부회장으로 지목당한 김석기 전 경찰청장 내정자도 반박했다. 그는 "영포회라는 단체의 회원이 아니다"라며 "나는 언제나 경주를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누구에게도 포항이 고향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영포회를 창설한 것으로 알려진 박명재 전 행정안전부장관 역시 "영포회가 출발할 때 당시 기업에 있던 이 대통령 등 포항 출신 몇 분을 초청해 인사했다"며 "이 대통령이 영포회 회원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영포회 논란은 지역 출신 인사들이 자초한 게 아니냐는 자성(自省)도 나오고 있다. 일부 인사들이 대통령과 동향 출신임을 내세우며 지나치게 튀는 모습을 보인 것 아니냐는 것. 청와대를 비롯, 정부 주요 부처에 포항 출신 인사들이 지난 정권에 비해 많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영포회 논란은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11월 말 서울에서 열린 송년모임이 빌미를 제공했다는 풀이도 있다. 당시 한 인사는 건배사를 통해 '이대로'(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라는 뜻)를 선창했고, 행사를 후원한 다른 인사는 "이렇게 물 좋은 때에 고향을 발전시키지 못하면 죄인이 된다"고 말했다.

영포회 회원인 한 정부 관계자는 "촌사람들끼리 밥 먹는 모임이 이렇게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며 "대통령의 고향 출신인 만큼 신독(愼獨·혼자 있을 때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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