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상상력과 겸허의 미덕을 보여주는 이동순 시인의 첫 시선집 '숲의 정신'이 출간됐다. 이동순 시인은 늘 노장적 사유체계와 따뜻한 감성으로 대상을 응시하고 있는데, 이번에 발간한 '숲의 정신'에서 자연의 도리에 순응하는 시인의 태도를 확인할 수 있다.
'숲의 정신'은 지금까지 이동순 시인이 펴낸 '발견의 기쁨' '개밥풀' 등 13권의 시집에서 시인 최영철, 평론가 김경복, 황선열이 100편을 엄선해 묶었는데 이동순의 시세계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생태적 자연주의 사상을 응축했다고 볼 수 있다. 시인은 특히 작은 대상에 대한 사랑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양말을 빨아 널어두고/ 이틀 만에 걷었는데 걷다가 보니/ 아, 글쎄/ 웬 풀벌레인지 세상에/ 겨울 내내 지낼 자기 집을 양말 위에다/ 지어놓았지 뭡니까/ 참 생각 없는 벌레입니다./ 하기야 벌레가 양말 따위를 알 리가 없겠지요/ 양말이 뭔지 알았다 하더라도/ 워낙 집짓기가 급해서 이것저것 돌볼 틈이 없었겠지요/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양말을 신으려고 무심코 벌레집을 떼어내려다가/ 작은 집 속에서 깊이 잠든/ 벌레의 겨울잠이 다칠까 염려되어/ 나는 내년 봄까지/ 그 양말을 벽에 고이 걸어두기로 했습니다.' -양말- 전문. 182쪽, 1만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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