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 치 앞도 못 보는 대구시 교통행정

대구시의 교통정책 부재는 고질병인 모양이다. 지난 1일 확장 개통한 중부내륙지선(옛 구마선) 성서~옥포 구간 도로가 확장 이전보다 체증이 더 심해져 운전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고 한다. 성서~옥포 도로를 확장하고 남대구나들목을 입체화하면 이 일대 도로의 만성 체증이 해소될 것이라던 대구시와 한국도로공사의 장담이 허언이 된 셈이다.

대구시와 도로공사는 성서IC∼남대구IC 구간 도로가 고속도로 이용 차량과 도심 통과 차량이 엉키면서 교통 혼잡이 극심하자, 차로를 확장하는 한편 고속도로와 도심 도로를 분리키로 결정하고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고속도로를 이용하던 출퇴근 차량이 2차로에서 3차로로 확장한 도시고속도로로 몰리면서 차로 확장 효과는 사라지고 외려 이 구간을 교통지옥으로 만든 것이다. 도로 확장에 앞서 교통량과 교통 흐름을 분석하고 대비했다면 이 일대가 교통지옥으로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일 처리를 이렇게 하고서도 책임지는 사람도, 대책도 없다는 점이다. 도로공사 측은 고속도로만 담당할 뿐이라며 대구시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대구시는 단기적으로 교통신호 등 교통체계를 조정하고 장기적으로 도시고속도로를 확장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단다. 교통체증을 당장 해소할 대책이 사실상 없다는 말이고, 운전자들은 계속 교통지옥 속에서 지내야 한다는 뜻이다.

대구시의 교통정책 실패는 성서IC∼남대구IC 구간 차로 분리와 확장 외에도 숱하다. 설계 변경을 거듭했지만 제 기능을 못하는 신천동로를 비롯해 신천대로 상동교~가창 구간, 대형소매점 입점이 예정된 황금네거리, 여전히 표류 중인 신교통카드 등 굵직한 사업만 꼽아도 적잖다. 교통정책 부재로 대구시민들이 받는 고통이 언제쯤 마감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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