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등 일부 자치단체들이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채무지불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할 정도로 재정이 파탄 나고 있지만 대구경북은 오히려 구조적인 재원 부족으로 교통 등 시도민 생활과 직결된 핵심사업들마저 제대로 못할 지경이다.
수도권 지자체들은 넘쳐나는 예산을 호화청사 건립 등에 흥청망청 쓰다 부도상태에 이르렀지만 대구경북 자치단체들은 사회간접자본 등에 투자하다 진 빚에다 낮은 재정자립도, 정부의 감세정책에 따른 교부세 감소 등에 따라 또 다른 형태의 재정위기를 맞고 있는 것.
대구시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조6천900억원이다. 2005년 2조8천300억원에서 다소 줄기는 했지만 2000년 2조6천800억원과 비슷한 수준. 대구시의 부채는 대부분 도시철도 및 도로건설, 환경시설 등 모두 인프라 건설에 투자된 예산으로 '방만 경영'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경북의 경우 봉화군의 재정자립도는 9.3%이고 재정자립도가 20% 미만인 시·군은 16개 지자체에 이른다.
특히 봉화군(9.3%, 6위)·영양군(10.8%, 14위)·상주시(11.4%, 19위) 등 경북 3곳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낮은 하위 20위 안에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들은 경상경비를 대폭 삭감하고, 축제성 행사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줄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상북도와 23개 지방자치단체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1조4천510억원으로 전체 예산 16조297억원의 9%를 차지한다. 이는 전국 지자체 예산 대비 평균 채무율이 12%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편이다. 경북지역 지자체의 지난해 말 채무는 전년도보다 4천610억원이나 늘었다.
여기에다 정부의 감세정책은 지자체의 열악한 재정상태를 더욱 옥죄고 있다. 정부의 법인세·소득세 인하 정책에 따라 지자체의 주요 수입인 주민세가 많이 줄고, 덩달아 정부의 지방 교부세도 대폭 줄고 있는 형편이다.
정기채 경북도 예산담당관은 "경북은 농촌지역이 많은 탓에 재정자립도가 낮다"면서 "경북지역 지자체들은 교부세와 국비를 받아 살림을 빠듯하게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진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는 "수도권에서 보듯 지자체의 고삐 풀린 방만 경영에 대해서는 예산 감사기능을 독립시키고 수요예측을 잘못한 지자체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대구경북 등 비수도권 지역에 대해서는 재정자립도가 너무 낮아 오히려 재정 확대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