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옥, 여름휴가의 파라다이스!…내·외국인 新휴양지로

자연·전통의 어울림 피서

휴가철을 맞아 한옥 민박이 도시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광덕리의 한 고택에서 하룻밤을 묵은 한 가족이 툇마루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휴가철을 맞아 한옥 민박이 도시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광덕리의 한 고택에서 하룻밤을 묵은 한 가족이 툇마루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환상적이고,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경주로 여름휴가를 다녀온 앨런 스미스(33·영국·학원강사)씨는 지난 1일 밤을 잊지 못했다. 그는 외국인 배낭 여행족들이 주로 이용하는 경주의 한 한옥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한국 전통 숙박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다. 에어컨이 없어도 시원한 한옥 구조도 그에게는 신기했다.

그는 "저렴한 숙박 가격이 마음에 들었다"며 "나흘간의 여행중 하루만 한옥을 이용했던 게 아쉬워 다음 여행에는 한옥 여행만 따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통 한옥이 여름 휴가철 숙박과 휴양지로 뜨고 있다. 한옥이 단순히 자고 머무는 곳을 떠나 선조들의 생활을 체험하고 지혜를 물려받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물론 각종 문화 공연 등 체험 행사까지 속속 등장,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휴가지 숙박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특히 경북은 한옥 체험의 메카로 불릴 만큼 '한옥 숙박시설'이 압도적이다. 한국관광공사에 '한옥체험업'으로 등록한 한옥은 전국 207곳.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경북(85곳)에 몰려 있다. 유교 문화권을 내세운 안동, 영주 등 경북 북부지역과 신라 천년고도 경주의 경우 외국인들의 발길도 잦다.

경북도에 따르면 한옥체험업소를 이용한 관광객은 지난해 6만8천376명(외국인 5천11명)으로 2008년 4만5천937명에 비해 48.8% 증가했다. 경북도는 올해도 8만 명 이상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박에 2만원대인 게스트하우스에서 4인 가족 기준 10만원 안팎의 고택·종택 숙박, 40만~60만원을 호가하는 호텔식 한옥도 있다. 한옥 체험의 매력은 한국 고유의 숙식전통을 체험하고 자연친화적인데 있다. 특히 고택·종택의 경우 전통 예절교육과 혼례, 제례를 비롯해 국악, 탈춤 등 전통문화공연에서부터 다도와 음식체험 등이 가능해 인기가 높다. 또 빼어난 자연환경을 주변에 갖추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한나절 내에 트레킹, 래프팅 등 단체활동도 가능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택에서 여름 휴가를 계획중인 여태경(37·대구 동구 불로동) 씨는 "휴가철 피서지와 달리 붐비지 않고 자연과 호흡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가까운 곳에 산과 계곡이 있어 1시간 안에 어디든 닿을 수 있고, 원한다면 농촌 체험도 할 수 있다"고 했다. 한옥 위치에 따라 다슬기 줍기, 땅콩·고구마 같은 작물 캐기 등 농촌 체험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한옥의 높은 인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다. 영주 선비촌을 비롯해 안동 지례예술촌 등 주요 한옥체험업소는 "적어도 2주일 전에 예약을 해야 숙박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전통한옥 관광자원화 사업도 잇따르고 있다. 안동시의 경우 지난해 고택·종택 등 한옥 20곳 이상이 숙박시설을 위한 개·보수를 신청, 풍천면 애춘재를 비롯해 8곳이 전통한옥 관광자원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경북도 관광개발과 장학곤 담당자는 "한옥 관광자원화 사업에 대한 문의가 꾸준하다"며 "한옥 관광 수요가 늘어나는 점에 맞춰 유교권 문화 체험 등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경북도내 한옥 체험 이용객 수 (단위:명)

2006년 31,499

2007년 33,638

2008년 45,937

2009년 68,376

2010년 80,000(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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