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상에서 북한에 피랍됐다 한달여 만에 송환된 포항 선적 55대승호가 피랍 당시 북한 해역을 침범했다 나포된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합동조사반은 10일 "지난달 8일 새벽 북한 EEZ(배타적 경제수역) 밖 2.9마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대승호가 기관 이상을 점검하다 조류에 밀려 표류, 북한해역으로 들어갔다"며 사흘간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대승호는 8일 오전 10시40분쯤 북한측 EEZ내 0.2마일 해상에서 북한 어업지도선에 의해 나포돼 김책항에 억류됐다"며 "이후 한달 가까이 선상생활을 하며 북한당국으로부터 월선 경위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부합동조사반에 따르면 선원들은 1명씩 항구 인근 건물의 사무실로 불려 나가 평양 파견 조사관 2명으로부터 신원과 월선경위 등에 대해 한번에 10분∼1시간, 1명당 4∼10차례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사 후 한국인 선원들은 '기관고장으로 월선했다'는 자술서를 제출했으나 중국인 선원 3명은 취업 경위와 처우 실태에 대해 2차례씩 조사를 받았을뿐 자술서는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
북한 조사관들은 조사과정에서 '평양에 인민을 위해 아파트 10만호를 건설 중이다', '인공위성을 3발이나 발사했다'며 북한 체제 우월성을 선전했으며 자술서와 반성문을 수차례 되풀이해 작성하라고 강요했으나 가혹행위는 없었다고 밝혔다.
대승호 선원들은 "이달 5일 오후 2시쯤 북한 조사관들이 '북한 EEZ를 월선한 것은 징역 2년 및 선박 압수가 가능하지만 장군님의 배려로 석방된다'고 말해 풀려날 것을 알았다"고 했다.
대승호는 이달 6일 오전 11시 50분쯤 소형경비정(30t급) 1척을 따라 김책항을 출발, 7일 오전 6시쯤 원산 앞바다에서 해군함정(550t급) 1척과 함께 NLL(북방한계선) 해역으로 이동했다.
한편 김칠이(58) 선장은 이날 오후 부인 안외생(55) 씨와 함께 포항수협 비상대책위를 방문해 "걱정을 끼쳐 미안하고 그동안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한다"면서 "북의 선상생활에서 음식이 모자랐지만 북측이 돼지고기 등을 공급해 줘 큰 불편은 없었다"고 말했다. 포항·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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