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입체 속으로…초정밀 세계로… 앵글의 마법

대구서 고명근·권부문 사진전

한국 현대 사진예술을 대표하는 고명근과 권부문의 전시회가 리안갤러리와 갤러리신라에서 열린다.

고명근의 전시회는 8일부터 11월6일까지 리안갤러리(053-424-2203)에서 열린다. 고명근은 '사진 조각'이라는 독특한 작업으로 새로운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작가다.

작가는 도시의 오래된 낡은 건물, 고대 조각 등을 사진으로 찍은 후 투명한 OHP필름에 사진 이미지를 프린트한다. 이것을 다시 얇은 아크릴 판에 사진을 열로 압착해 이미지를 고정한다. 이 아크릴판으로 사각의 박스 등 입체조각으로 완성한다.

건축물과 조각 등 입체를 평면의 사진으로, 평면 사진을 다시 '공간'으로 불러들이는 것. 작가는 이런 과정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 평면과 공간, 그리고 실재와 환영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익숙한 풍경이 각도에 따라 전혀 낯선 풍경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현대 도시 풍경과 인물이 결합한 신작과 대규모 입체구조물을 발표한다.

권부문은 디지털 사진의 정보량을 전적으로 살려 세계를 보여주는 작가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사진의 본래 기능을 극대화시킨 것. 그의 전시는 8일부터 24일까지 갤러리신라(053-422-1628)에서 열린다.

설악산, 오대산, 월악산 등지에서 작업한 한국의 풍경을 초대형 화면으로 보여준다. 이 속에는 놀랍도록 정밀한 디테일이 담겨 있다. 카드 만한 크기의 디지털 이미지를 실물 크기 이상으로 확대시켜 프린트하면 우리가 보지 못했던 디테일이 확연히 드러난다. 익숙한 풍경이지만 크게 확대하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것.

이번 전시 주제는 '프레즌스'(presence). '앞에 있음'의 존재감을 의미한다. 자연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갤러리를 가득 채운다. 사진은 작가가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탐구했던 그 자리로 관객을 불러들인다. 작가는 20년 전부터 사진적 재현의 문제를 미학적, 기술적으로 탐구해왔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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