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람 쇠러 갔을 뿐…" 여대생 납치 전화 '미스터리'

가족신고 받고 통영 찜질방서 발견

지난 6월 여대생 납치·살해 사건이 발생한 대구에서 여대생 납치 신고가 접수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대구 남부경찰서는 9일 '딸이 납치됐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본부까지 구성했지만 해당 여대생은 납치와는 무관하게 경남 통영의 한 찜질방에서 발견됐다. 그러나 경찰은 납치 협박 전화를 건 남성이 있었음에 주목하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구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9일 오전 9시쯤 대구 남구 A(20) 여대생 집에 괴한의 전화가 걸려왔다. 괴한은 "A씨가 많이 다쳤다. 경찰에 신고하지 말고 3천만원을 송금하라"고 협박한 뒤 전화를 끊었다. A씨는 전날 저녁 집을 나가 연락 두절 상태였다. A씨 아버지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남부경찰서는 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구성한 뒤 대구 전지역 공중전화 및 금융기관 등에 경찰을 배치했다.

하지만 납치 신고는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9일 오후 2시 40분쯤 A씨가 경남 통영의 한 현금 인출기에서 현금을 인출하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고, A씨는 10일 0시 25분쯤 통영의 한 찜질방에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A씨는 경찰에서 "이성문제 등으로 머릿속이 복잡해 통영에 바람을 쐬러 갔다. 협박전화는 전혀 모르겠고, 납치된 적도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집에 전화를 건 남성이 A씨를 잘 아는 누군가가 전후 상황을 알고 전화한 것인지, 단순 보이스피싱인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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