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pasaran!(못간다)" 스페인 내전에서 프랑코 반란군의 마드리드 포위 때 공화파가 내건 슬로건이다. "네놈들이 지나가게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뜻으로, 내전 동안 공산당 선동가로 활약한 '파시오나리아'(정열의 꽃 또는 수난의 꽃이라는 의미)이라는 별명의 돌로레스 이바루리 고메스(1895~1989)의 연설에서 따온 말이다. 이후 파시오나리아는 전투적 여성 혁명운동가를 지칭하는 보통명사가 됐다.
바스크 지방의 광산노동자의 딸로 태어나 독학으로 마르크스의 책을 읽고 스페인 공산당의 주요 직위에 오른 입지적 인물이다. 여섯 자식중 넷은 어려서 굶어죽었고 외아들은 2차대전 때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참전해 전사했다. 공산당의 권력장악 기도로 빚어진 내분으로 공화파가 자멸하면서 내전이 프랑코파의 승리로 끝나자 소련으로 망명했다. 소련과 관계가 좋았던 때문인지 2차대전이 끝날 무렵 망명지에서 스페인 공산당 총서기로 선출돼 1960년까지 그 자리에 있었다. 프랑코 사망후 조국으로 돌아와 1977년 총선에서 당선돼 국회의원이 됐고 1989년 오늘 사망했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하는 꼴을 보기 전에 눈을 감은 것은 이 골수 공산주의자에게는 어쩌면 다행이었을 것이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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