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건술(73·여·대구시 중구 남산동) 씨는 이맘때가 되면 가슴이 설렌다. 객지에 나가 있는 아들, 딸에게 김장을 담가 보내기 위해서다. 매년 60포기 정도를 담가 택배로 자식들에게 전한다.
김장은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우리네 엄마의 손맛에 정성이 더해질 때 그 옛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쭉쭉 찢어먹는 김치는 산해진미보다 맛있는 우리 고유의 향기다. 김장을 맛있게 담그는 비법이 있냐는 질문에 장 씨는 손사래를 치며 "좋은 재료와 정성"이라고 말했다. 평생 특별한 비법없이 모정 하나만으로 김장을 담가온 장 씨의 손끝을 통해 아련한 추억의 맛을 느껴보자.
◆배추 절이기
#천일염 녹인 물에 10시간 정도 절여요
소금물을 풀어 놓은 통에 4등분 한 배추를 담가 꺼낸 뒤 사이사이에 소금을 약간 뿌린다. 그 후 통에 담가 절인다. 배추를 절일 소금물로는 반드시 천일염(굵은 소금)을 써야 하며 중국산 소금은 김치가 물러지니 사용하지 않는 게 낫다. 배추를 절이는 시간은 10시간 정도가 적당하다.
효과적인 김장을 위해 전날 오후 7시쯤 절여 새벽 5시쯤 건진다. 오래 절이면 배추가 질겨지고, 덜 절이면 풋내가 나고 물기가 많아 김치 맛이 떨어진다.
◆양념 준비
#고춧가루는 개어서 하룻밤 불려요
고춧가루를 따뜻한 물이나 찹쌀풀에 개어 하룻밤 정도 불려둬야 한다. 찧은 마늘과 생강에 청각(해조류)을 불린 고춧가루에 섞어 알맞게 버무린다. 고추를 김치에 많이 쓰면 오랫동안 저장된다. 고추는 부패를 더디게 하고 김치 맛이 오래 가도록 한다. 또 고추의 자극적인 맛이 식욕을 돋우고 김치 맛을 배가 시킨다.
◆양념 무치고 김치 숙성하기
#갈치속젓 첨가하면 깊은 맛
준비한 양념을 배추 사이사이에 고르게 잘 펴 배추 속까지 잘 배이도록 무친다. 새우젓, 멸치젓, 갈치속젓 등을 넣어 하룻밤 숙성시킨 뒤 김치냉장고에 보관한다. 갈치속젓을 첨가하면 깊은 맛을 내 새우젓의 시원한 맛과 함께 김치의 맛을 더욱 높여준다. 굴은 기호에 따라서 바로 먹을 김치에만 넣는 것이 좋고, 오래 보관할 김치에는 생새우를 넣으면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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