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같은 제2의 삶을 사는 장무웅(65) 씨. "퇴직 후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착착 해나가고 있는 것이지요."
멋있다. 대구경찰청 내 무학도서관에서 장무웅 씨를 본 순간 와닿는 느낌이다. 카우보이 모자에다 단출한 등산복 차림. 등에 착 달라붙는 사이클용 배낭을 메고 어깨엔 물통을 달았다. 배낭 속엔 간단한 먹을거리와 하모니카, 악보, 책 한권, 메모 수첩이 들어있다. 군살이 전혀 없는 날씬한 몸매다. 탄탄한 모습에 60대 중반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장 씨는 매일 아침 8시 30분이면 등산화를 졸라매고 어김없이 집을 나서 집 뒤 무학산을 오른다. 정상에서 가볍게 몸을 푼 후 하모니카 연습을 한다. 11시 30분쯤 산을 내려와 경찰청 내 무학도서관으로 간다. 때로는 용학도서관을 이용하기도 한다. 점심 식사는 도서관 식당에서 가볍게 해결한다. 오후 내내 도서관에서 신문도 보고 읽고 싶은 책도 보면서 혼자만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오후 5시쯤 귀가를 해 부인 강재선(61) 씨와 저녁 시간을 보낸다. 장 씨는 평생 섬유업을 해오다 지난 IMF때 사업을 접었다. "한때 잘나갔지만 사업에 미련을 가져 그만두는 시기가 조금 늦춰져서 손해를 좀 봤다"고 말했다. 자녀들도 모두 장성해 별다른 걱정거리가 없다. 사업을 그만둔 후 평소 해보고 싶었던 여행도 하고 등산도 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국내의 웬만한 산은 다 둘러봤다. 지난해에는 히말라야에 다녀왔다. 친구와 함께 2명이 에베레스트 5,515m 베이스캠프까지 올랐다.
"요즘은 조금 추워서 그렇지 산정상에서 서투르지만 하모니카 연습을 하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그는 청년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이 모든 행복감은 안방을 박차고 나온 용기에서 비롯됐다.
이홍섭기자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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