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니하오 통신] (4)골수이식

대륙에 부는 골수이식…새 생명의 기적

최근 중국 대륙이 감동으로 울었다. 양안(兩岸'중국 본토와 대만)을 사이에 둔 골수이식으로 새 생명이 탄생했다. 백혈병 치료의 유효한 방법인 골수 기증자와 수혜자와의 만남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 벅찬 눈물을 자아냈다. 중국 본토와 대만의 정치적'지리적 경계를 뛰어넘은 위대한 사랑의 실천이었다. 우리도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 혈연의 정을 나누며 남북이 하나가 되듯 중국도 생명 회귀의 감동으로 양안이 하나가 되고 있다.

◆골수이식 10년 후, 생명의 은인 만나다

중국 광저우에 사는 장잉(章塋) 씨. 장 씨는 10여 년 전 자신에게 골수를 기증해준 대만의 린비위(林碧玉) 씨를 만난다는 소식에 밤잠을 설쳤다. 생면부지의 생명의 은인을 만난다는 기쁨에 가슴이 벅찼다. 장 씨의 사연은 더욱 기구하다. 장 씨는 30여 년 전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뒤 양부모에 입양됐다. 20살 될 무렵 청천벽력같이 백혈병에 걸려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골수이식이 유일한 방법이었으며 자기와 맞는 골수배양 성공률도 수십만 분의 1에 달했다. 이때 중국골수협회로부터 희소식이 날아왔다. 대만의 한 여대생과 장 씨의 골수 배양에 성공을 한 것. 이후 골수이식 수술은 순조롭게 이뤄졌고 장 씨는 꺼져가는 생명을 되찾았다. 드디어 중국홍십자(紅十字'한국의 적십자)회 후원으로 쑤저우(蘇州)에서 장 씨와 린 씨는 10년 만의 감동적인 만남을 가졌다. 장 씨는 린 씨를 만나기 전인 10여 년 동안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또 1년이 지났건만 당신을 만날 소식은 들리지 않네요. 너무나 그립습니다. 지나간 그 어떠한 고통보다 가슴에 남아 있는 것은 당신을 만나는 일입니다. 만날 수는 없어도 피로 맺어진 당신이 내 곁에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골수'로 맺은 11쌍, 극적인 해후

중국홍십자회, 중화골수협회, 쑤저우(蘇州) TV가 마련한 이번 골수 기증자와 수혜자의 만남은 모두 11쌍이나 됐다. 장 씨와 같이 10년 전 백혈병에 걸린 천사(陳霞)씨. 천 씨는 이번에 자신에게 골수이식을 해준 대만의 기증자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골수이식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줬다. 천 씨의 소식이 방송을 타자 많은 골수 기증자들이 나타났다. 그 중 한 사람이 항빈(杭彬) 씨이다. 항 씨는 대만의 한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를 이식해 준 첫 중국본토 사람이 됐다. 이날 첫 만남을 가지기 전 항 씨는 늘 대만의 골수 수혜자를 걱정했다. 또한 항 씨는 이날 생명을 되찾은 대만의 수혜자를 보고 기쁨에 넘쳤지만 사실 자기도 골수를 이식하기 전 고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항 씨는 "골수 이식 수술 전 건강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이식을 시켜준 후 만리장성에도 오를 정도로 신체가 건강하다"며 골수이식에 대한 우려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사실 백혈병을 치료하는 가장 유효한 방법은 골수이식이다. 그러나 항빈 씨처럼 선뜻 골수를 내놓으려 하는 사람은 드물다. 중국은 현재 골수이식을 원하는 사람은 120만 명에 이르나 조혈모세포(골수)는 1천800명 분에 그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사랑은 국경도 뛰어넘는다고 했다. 생명의 고귀함은 지구촌 어디에서나 유효하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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