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힘을 뺀 미술의 모습은?

봉산문화회관 이명미 초대전

"무술로 치면 취권이랄까요? 미술의 힘을 빼고 즐거움을 보여주고 싶어요."

대구 봉산문화회관은 제4전시실 개관기념전 '기억깨우기 시리즈 3'으로 이명미 초대전을 12월 5일까지 연다.

늘 밝고 유쾌한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태평가'의 한 구절을 작품에 들여놓았다. '꽃을 찾는 벌 나비는 향기를 쫓아 날아들고 황금 같은 꾀꼬리는 버들사이로 이리저리 퍼얼펄 꽃을 찾아서 날아든다.' "태평가의 구절이 진지하지 않고 좀 야하잖아요. 글자도 미술의 주인공이 될 수 있어요. 직접적인 발언이기도 하고요."

그의 언어는 화려한 색, 이미지와 맞물리면서 즐거운 놀이를 보여준다. 현란한 원색의 아크릴 판 위에 아크릴 물감과 스프레이 등으로 경쾌한 이미지를 선보인다. 갖가지 모양의 스티커로 글자를 만들기도 한다. 문자와 단어를 이리저리 섞고 꽃 그리기, 점 찍기, 테이핑, 선 긋기, 글쓰기가 만나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작가의 말처럼, '미술'이라는 경직된 힘을 빼니 작가도, 관람객도 한껏 유쾌해진다. 즐거운 미술로 초대하는 작가의 전시회에서 이명미식 해학을 감상할 수 있다. 053)661-3081.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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