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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억대 현금사고' 잦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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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낮 구미시 구미1대학 앞 도로변에서 현금수송차량 5억4천600여만원 탈취사건이 일어나자 구미경찰서 경찰관들과 구미시민들은 15년 전인 1996년 발생한 한국은행 구미지점 9억원 사기 인출사건을 떠올렸다.

두 사건 모두 산업도시로 경북지역에서는 비교적 경제사정이 좋은 구미에서 일어난 데다 사건 발생일도 신정과 설 연휴를 코앞에 둔 시점으로 경찰 수사가 어렵다는 틈을 노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건 모두 대낮에 일어났고 금융기관을 범행 대상으로 했다는 점도 유사성이 있다.

현금수송차량 탈취사건은 지난달 31일 종무식과 연말을 맞아 분위기가 어수선한 틈을 타 일어났고, 한국은행 구미지점 9억원 사기 인출사건 발생일은 설 연휴를 이틀 앞둔 1996년 2월 17일 토요일로 설날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2004년 '범죄의 재구성'이란 영화의 소재까지 됐던 한국은행 지불준비금 사기 인출사건의 범인들은 지역의 한 은행 직원을 가장해 한국은행에 들어가 은행 간 거래용으로 쓰이는 당좌수표를 제시하며 "지불준비금을 달라"고 말하고 9억원을 받아 챙겨 도주했다.

경찰이 집중 수사를 했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2006년 공소시효만료로 영구미제 사건이 됐는데 범인들은 범행에 쓸 은행 간 거래용 당좌수표를 훔친 데 이어 범행 직전 한국은행에 전화를 해 시중은행 직원을 사칭하며 "지불준비금을 찾으러 가겠다"고 미리 알리는 대담성을 보였다.

이번 현금수송차량 5억4천600여만원 탈취사건의 범인들도 대담성에서는 그에 못지 않았다. 현금수송차량 운행을 맡은 보안회사 직원들이 식사하러 간 순간을 노려 도구를 사용해 차량의 문을 열고 보관 중이던 현금을 들고 달아났다.

범인들은 자신들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현금수송차량 안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의 칩을 빼냈는가 하면 경보기가 설치된 운전석이나 조수석을 피해 현금을 훔쳐 범죄 영화를 방불케 했다. 현금탈취사건의 범인 용의자 3명은 중학교 동기생으로 전·현직 경비업체 직원들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두 사건의 차이점은 한국은행 구미지점 사기 인출사건은 범인이 잡히지 않았고 현금수송차량 탈취사건은 범인이 잡혔다는 것이다. 구미지역에서 대형 금융 사기·탈취사건이 잇따라 일어난 데 대해 구미 시민들은 "구미는 산업도시로 다른 도시에 비해 현금이 많이 유통되는데다 연휴를 앞둔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탄 범행이라 유사한 사건이 잇따르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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