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인천공항 2시간' 영남 어디서 가능한가?

중앙지 '신공항 무용론'을 읽고

9일 터져나온 서울발 일부 신문과 방송의 동남권 신공항 무산 가능성에 대한 보도는 1천만 명이 넘는 영남권 주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신공항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가히 충격적이었다. 보도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꼭 필요하지도 않은 신공항을 굳이 서둘러 착공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이 많다'는 것이었다. 또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인천공항이 있는데 10조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되는 신공항이 필요한가'라고 했다고 한다.

우선 부산, 대구, 울산, 창원, 밀양 (농촌 지역은 양보하더라도) 등 영남권 어디에서 인천공항까지 어떻게 2시간에 갈 수 있는지 알고 싶다. 운항시간이 맞지 않아 공항에서 보내는 대기시간은 생각해 봤는지 묻고 싶다. 예컨대 대구에서 중국 칭따오를 가려한다면 대구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시간이 인천에서 칭따오까지 가는 시간보다 더 걸린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남부권에서 해외로 가려면 이륙도 하기 전에 하루를 거의 다 까먹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밀양공항 건설비는 10조원까지 들지 않고 6조5천억원 정도면 1단계 공사를 완료해 개항할 수 있다는 점, 그것도 10년에 걸쳐 분산 투자되기 때문에 예산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또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인지 정부인지 다른 고위관계자는 경제성, 재정형편 운운했다고 한다. 이는 그 결과도 나오기 전에 경제성이 없다고 거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재정형편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앞서 지적한 이유로 설득력이 없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문제가 주요 현안 우선순위에 올라있지 않다'는 말과 '지금 청와대 책상에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올라와 있지도 않다'는 말은 대선 공약으로 믿고 그동안 신공항 유치에 노력해온 1천320만 영남지역의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신국제공항 밀양 유치에 서명한 700만 명이 넘는 국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란 이야긴가 아니면 서명자가 너무 적다는 말인가?

'3월 중 발표 내용에 입지 선정이 포함되지 않을 수 있고 기술적인 조사결과만 나열하고 최종 판단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 역시 말장난이고 기만행위다. 장관이 국회에서 몇 번이나 하겠다고 약속하고 청와대에 보고까지 한 사항을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황에서 실무급 인사들이 이런 식으로 윗 사람의 말을 뒤집으며 용어 문제나 자구해석의 문제처럼 해서 빠져나가려고 하는 것은 어른답지 못하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런 중차대한 사안을 지역 갈등을 유발한다고 회피하려한다면 국책사업을 모두 포기해야 할 것이다. 지역간 경쟁과 갈등은 있게 마련이고 이를 지혜롭게 극복해야하는 것이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정치권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후유증과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해법은 의사결정을 신속히 하는 것이라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오철환 (대구시의회 신공항밀양유치특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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