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상권 몰락을 우려한 상인들이 대책위를 꾸려 입점을 저지하고 있는(본지 16일자 10면 보도) 구 안동시외버스터미널 홈플러스 사업 부지에서 다량의 매장문화재가 출토돼 장기간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안동시가 동부동 5층전탑(보물 제56호)과 당간지주(경북도유형문화재 100호) 등 문화재가 산재해 문화재 매장 가능성이 있다며 홈플러스에 매장문화재 표본조사를 명령했다. 사업주 측은 굴착기를 동원해 모두 18곳의 트렌치(Trench·도랑)를 파서 조사한 결과 보물 전탑과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4곳의 트렌치에서 수십여 점의 유구와 유물이 출토됐다는 것.
이곳에 대한 매장 문화재 조사를 실시한 (재)동국문화재연구원은 "트렌치 4곳에서 다량의 유구와 유물이 발굴됐으며 서쪽 부지에서 근현대문화사적 가치가 있는 '방공호'가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집의 주춧돌을 놓기 위한 기초인 '적심'과 집터로 추정되는 '석열유구' '수혈' 등 유구와 분청사기 조각과 토기, 자기 조각 등 26점의 유물이 발굴됐으며 동쪽 부지에서 길이 15.6m, 너비 10.4m 규모의 방공호 지붕이 나타났다.
안동시는 출토된 4곳의 트렌치를 중심으로 정밀 발굴조사를 명령했으며 나머지 지역에 대해서는 공사를 시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트렌치를 판 곳에 대해 추가적으로 세부조사를 실시하도록 했으며 방공호는 사진촬영과 기록을 통해 보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사업주 측은 유구와 유물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에 나서야 해 수개월의 사업지연이 불가피하고 조사결과에 따라 보존가치가 있는 것으로 결론날 경우에는 사업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안동시 문화재연구담당은 "이 일대는 예전 범림사 절터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출토된 유구와 유물에 대한 정밀 발굴조사를 거쳐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결론 나면 사업변경, 문화재 형상변경 등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한편 '홈플러스 입점저지대책위'는 18일 안동문화의거리에서 15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홈플러스 입점 반대 집회를 열고 생존권 수호를 위한 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전국적으로 볼 때 대형할인점이 들어서면 인근 500m 내의 영세 중소상인이 운영하는 점포 10개 중 3개는 폐업, 3개는 40%의 매출감소, 4개는 20% 이상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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